최근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대형 신인들의 등장에 힘입어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공모금액이 15조원을 넘어섰다. 연말까지 카카오페이와 LG에너지솔루션, 현대중공업 등 또 다른 대어들의 상장이 이어지면서 연간 공모금액은 최대 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시장의 몸집이 커지는 것과 동시에 '따상(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작해 상한가로 마감)'에 성공하는 신규 상장주도 늘고 있다. 이에 공모주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모든 공모주가 대박을 터뜨리는 것은 아니다.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 수도 있는 만큼 무분별한 공모주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
'역대급' IPO 시장, 더 타오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크래프톤(공모금액 4조3098억원)과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등 대규모 신규 상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누적 공모금액이 15조원을 돌파했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공모금액은 13조1000억원을 넘어섰고, 코스닥 시장도 2조3000억원에 달했다.
업계에선 올해 연간 공모금액이 25조~3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시장은 카카오페이와 현대중공업, LG에너지솔루션, 넷마블네오 등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계속되면서 공모금액이 20조원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시장 역시 정보기술(IT)·바이오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몰렸던 2017년의 3조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IT·바이오 기업에 대한 관심이 여전한 가운데 2차전지와 메타버스와 같은 신성장 산업 기업들의 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기관 확약비율'이 열쇠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을 시작으로 공모주 '따상' 열풍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공모주 청약=대박'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생겨났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신용대출 등 이른바 '영끌'을 통해 공모주 청약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상장한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은 상장 직후 오히려 공모가를 밑도는 등 공모주 청약이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따라서 무분별한 공모주 투자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시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공모주 투자를 위해선 '기관 확약비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SK증권이 올 들어 8월까지 신규 상장한 기업들 중 희망공모가 초과 괴리율(희망공모가 상단 대비 실제 공모가 초과 비율)과 공모금액 규모, 기관 확약비율, 수요예측 경쟁률, 공모청약 경쟁률 기준 상위 10개 종목의 상장 이후 수익률을 비교한 데 따르면 기관 확약비율이 높은 기업의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 확약비율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72.1%로 집계됐다. 확약비율이 58.5%로 가장 높았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30일 29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해 공모가(6만5000원) 기준 수익률이 360.8%에 달했다.
뒤이어 수요예측 경쟁률 상위 기업이 155.1%, 공모청약 경쟁률 상위 기업은 평균 13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희망공모가 초과 괴리율 상위 기업의 수익률은 85%였다.
크래프톤과 롯데렌탈이 포함된 공모금액 상위 기업은 상장 이후 평균 57.1%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크래프톤은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공모가(49만8000원)에 다소 못 미치는 49만7000원, 롯데렌탈은 5만300원으로 공모가(5만9000원)를 크게 밑돌았다. 이밖에도 에스디바이오센서, 한컴라이프케어 등이 공모가를 밑돌아 공모금액 규모는 수익률과 상관관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기관 확약비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에 더해 상장 이후 유통 물량이 적어 수급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