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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카우 상품은 증권"…금융당국, 소비자경보 발령

  • 2022.04.20(수) 15:19

자본시장법 규제 적용…제재는 '조건부 보류'
금감원 '주의' 경보…"변동성 커 투자 신중히"

금융당국이 음악저작권 투자 플랫폼 뮤직카우를 제도권 안의 '증권'으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는 자본시장법을 적용받게 됐다. 국내 조각투자 플랫폼으로는 자본시장법 적용 첫 사례다. 당국은 향후 다른 유사 플랫폼에 대한 제도권 규제도 시사했다. 

다만 뮤직카우는 당장 제재를 적용받진 않는다. 당국은 100만명에 달하는 회원 수 등을 감안해 서비스 중지 등의 제재를 보류했다. 대신 투자자 보호 장치 구비와 사업구조 개편을 조건으로 붙였다.

/사진=뮤직카우 홈페이지 캡처

'조각투자' 제도권으로…상반기 내 가이드라인 발표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뮤직카우가 발행한 음악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이하 청구권)의 증권성을 판단한 결과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2월 증권성검토위원회를 만들어 논의를 시작한 지 두달여 만이다. 

뮤직카우는 음악저작권에서 나온 수익에 대한 청구권을 사고파는 플랫폼이다. 뮤직카우 자회사인 뮤직카우에셋이 원작자에게 음악저작권 일부를 사들여 '청구권' 형태로 변형하고, 이를 양도받은 뮤직카우가 그 권리를 쪼개 투자자에게 파는 식이다. 투자자는 조각 단위로 사들인 지분만큼 매달 저작권료를 받는다. 주식 배당과 같은 원리다. 누적 거래액은 지난달 말 기준 4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부터 금융투자업계에선 뮤직카우의 사업내용이 '유사투자업'에 해당한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뮤직카우는 처음부터 증권으로 분류된 게 아니어서 증권신고서나 소액공모 공시서류가 전무하고 투자자 보호장치 역시 없는 상황. 당국이 증권성 논의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시장에서는 '무인가 영업에 따른 거래 중단' 우려가 대두됐다. 

증선위는 뮤직카우의 청구권이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의 법령상 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 요건은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다른 투자자를 포함)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주로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 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으로서 △이익을 얻거나 손실을 회피할 목적이 있을 것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금융위 내 전문가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 논의에서도 위원 10인 만장일치로 '뮤직카우 청구권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한다'로 모아졌다. 

다만 제재는 보류됐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사업구조를 변경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고 그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보고하는 단서가 달렸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 유통시장은 이전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원래대로라면 조각투자를 모집·매출하면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뮤직카우는 과징금과 과태료를 내야 한다. 증선위는 그러나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의 첫 적용사례로서 위법인식과 고의성이 낮은 점 △다수 투자자 이용으로 서비스 중지 등의 조치가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점 △해당 사업이 창작자의 자금조달수단 다양화 및 저작권 유통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점 등을 감안했다. 

/자료=금융위원회

당국은 뮤직카우 측에 투자자 인식에 최대한 부합하면서 투자자들의 예탁금 등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핵심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사업구조 재편에 포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뮤직카우는 향후 개선안을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그러면 금감원은 뮤직카우의 사업구조 개편과 관계 법령에 따른 합법성을 따져 증선위에 보고하고, 증선위가 이를 승인해 제재를 면제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이번 뮤직카우 판단을 계기로 올해 상반기 중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근 음악저작권뿐만 아니라 부동산이나 미술품(테사), 와인(트레져러), 슈퍼카(트위그), 송아지(뱅카우)까지 쪼개 투자하는 대상이 다양해진 데다 그 규모도 늘고 있어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근 음악·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소위 '조각투자'라는 이름으로 관련 상품을 발행 및 유통하는 사업화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며 "시장에 자본시장법규 적용 가능성을 안내해 법령해석과 관련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투자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조각투자 등 신종증권 사업 관련 가이드라인'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감시없어 가격조작 노출"

증선위의 발표 후 금감원은 곧바로 조각투자에 대해 '주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금감원 소비자경보는 '위험>경고>주의' 순으로 등급이 높다. 앞서 뮤직카우의 청구권 거래 서비스가 '인가받지 않은 유사투자업'이라는 민원은 지난해 11월 금감원으로 처음 접수된 바 있다.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한 이유로 조각투자가 △정보가 불충분하거나, 허위·과장된 정보일 수 있고 △투자자산의 가치평가가 어렵고 거래량이 적어 가격 변동성이 크며 △책임재산이 충분한지, 전문성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한 점 등을 들었다. 또 △유통시장에 대한 감시장치가 없어 가격조작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사업자의 파산이나 서비스 중단시 피해를 볼 수 있으며 △'증권'인 경우 사업자의 법 위반시 서비스 제공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장영심 금감원 기업공시국 증권발행제도팀장은 "조각투자는 개인이 소액으로 투자하기 어렵거나 관리가 어려운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면서도 "운용구조나 투자위험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거나 투자자가 오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 팀장은 "사업자가 자산을 운용해 수익을 분배하겠다는' 약속'만 있을 뿐 투자자가 해당 자산을 직접 소유하지 않거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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