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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패밀리, IPO 연타석 홈런 가능할까

  • 2022.04.27(수) 07:23

SK쉴더스·원스토어 내달 수요예측 실시
공모가 고평가 논란·높은 구주매출 비중도 발목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레이스를 본격화했다. SK그룹 계열사들은 지난 2년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흥행 가도를 달려왔다. 그러나 이번엔 공모가격 산정단계부터 냉랭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들 모두 증권신고서를 정정했지만 여전히 적정가치 대비 공모가격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구주매출 비중이 상당하다는 점도 투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쉴더스·원스토어 증권신고서 정정했지만...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쉴더스와 원스토어는 각각 내달 3, 9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이들은 모두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쉴더스는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1000~3만8800원으로 제시했다.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방식을 통해 기업가치를 산출했다.

원스토어는 주가매출액비율(PSR) 방식으로 적정 가치를 산출했다. PSR은 시가총액이 매출액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성장성이 중요한 인터넷 기업에 주로 적용된다.  

두 방식 모두 IPO 기업의 가치 산정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다만 문제는 경쟁사 선정이 적절치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쉴더스는 3월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비교기업으로 에스원, 안랩을 비롯해 미국 상장기업 ADT, 퀼리스, 알람닷컴 등 5곳을 선정했다. 원스토어는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애플, 카카오 등을 비교 기업군에 올렸다.

무리수를 뒀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쉴더스는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비교기업에서 ADT와 알람을 제외하고 대만 세콤, 싸이버원을 추가했다. 원스토어도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국내 기업 위주로 비교기업 집단을 새로 꾸렸다.

그러나 희망 공모가액은 바뀌지 않았다. 우선 쉴더스의 경우 산출된 상대가치 주당 평가가액이 낮아졌다. 대신 적용 할인 폭도 축소하며 희망 공모가를 이전 수준으로 맞췄다. 할인율을 25.45~40.43%에서 16.88~33.59%으로 상하단 6.84%포인트, 8.57%포인트씩 낮췄다. 

원스토어의 경우엔 비교기업군을 바꾸면서 PSR 평균 배수가 7.1배에서 7.3배로 높아졌다. PSR이 높지 않은 애플과 알파벳이 빠지고 네이버(7.6배)와 넥슨(9,4배)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고평가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쉴더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2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이다. 이는 기존에 상장된 업계 1위인 에스원의 시총 2조6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쉴더스는 에스원 대비 높은 마진율, 사이버 보안 등의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및 이익 규모에서 에스원에 뒤쳐지는 상황이라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앱스토어 사업을 영위하는 원스토어 역시 사업국가가 국내에 국한된다는 것이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최 연구원은 "구글의 플레이마켓과 애플의 앱스토어와는 달리 원스토어는 로컬 한정 마켓인데,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가 의문점"이라고 전했다. 

기존 주주에게만 유리한 IPO?
아울러 높은 구주매출 비중이 고평가 논란에 기름을 붓고 있다. 신주모집과 달리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들의 엑시트를 돕는 수단으로 인식된다. SK쉴더스의 공모물량 2710만2084주 가운데 46.67%가 구주 매출로 구성됐다. 원스토어는 총 666만주 중 29.05%가 구주매출 비중이다. 

익명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신주 모집과 달리 구주매출은 팔아야 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에 가격에 훨씬 더 민감하다"며 "공모가에 대해 기존주주와 미리 합의를 거쳤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마치 답(가격)을 미리 정해놓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동성이 대폭 쪼그라든 시장환경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등 그룹 계열사들이 상장을 추진했을 때와는 달리 증시 주변 자금이 급감했다. 25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63조8914억원으로 작년말 대비 3조6000억원 가량 줄었다.

실제로 IPO 추진 건수도 감소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신규 상장 회사는 27개로 집계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32개사가 신규 상장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5건 줄었다. 

일각에선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철회 사태의 재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익명의 펀드매니저는 "만일 벤치마크 비중이 큰 종목이라면 물량을 많이 받아도 벤치마크를 따라갈 수 있어 큰 손실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이번 IPO는 시총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기관들이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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