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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이 몰려온다…IPO시장 다시 탄력 받을까

  • 2022.04.30(토) 13:10

수요예측 경쟁률 하향세…공모펀드도 자금 이탈
SK쉴더스·원스토어·쏘카·컬리 등 연내 상장 잰걸음
공모가 고평가·경영실적 등 리스크 파악 필수

차갑게 식은 기업공개(IPO) 시장에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래 성장성이 촉망받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들의 증시 합류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어서다.

최근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다. 상장 전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포바이포'가 거래 첫 날 '따상(시초가 공모가 2배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하며 움츠러든 투자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필수 조건은 성장 체력이다. 기업가치에 걸맞는 실적 DNA를 증명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장 예정 스타트업들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우울한 IPO시장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은 총 20개사로 지난해 1분기 대비 5개사 줄었다. 신규 상장 기업수는 감소했지만 공모 총액은 2조7500억원에서 13조2500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공모 규모가 증가한 데는 LG에너지솔루션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공모시장에서 12조7500억원을 조달했다.

IPO시장의 분위기는 예년 같지 않다. 지난해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1154대 1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에는 876대 1로 많이 가라앉은 상태다. 신규 상장 기업들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에서도 지속적으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되는 148개 공모주 펀드에서 최근 석 달 동안 1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했다. 이 가운데 5200억원 가량이 한 달 사이에 유출됐다.

침체된 시장 분위기는 상장 준비 기업에 그대로 전달됐다. 몇몇 업체는 상장 절차를 완주하기 보다는 중도하차를 택했다.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고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표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급격히 냉각된 원인을 상장 이후 수익률에서 찾고 있다. 대어급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데뷔한 신인들의 활약이 정작 본무대에서 신통치 않았다는 게 공통적인 견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공모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공모주가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만 IPO 시장의 부진이 기대수익률을 낮추고 있다"며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아졌고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의 비율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이후 상장한지 6개월이 지난 35개 기업들의 6개월 평균수익률은 4%에 그쳤다"며 "이들 중 공모가를 하회하는 기업이 17개로 절반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국내 대표 유니콘 기업, 게임 체인저될까

이런 가운데 시장의 시선은 올해 시장 입성을 위해 잰걸음을 보이고 있는 유니콘 기업에 향해 있다. 싸늘한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어서다. 

최근 시장에는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 포바이포가 있다. 상장 전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청약에서 각각 1846대 1, 37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청약 경쟁률은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거래 첫 날 따상에도 성공했다. 

바통은 SK가문에서 이어 받는다. 보안 업체 SK쉴더스가 다음달 3일부터 4일까지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하단 3만1000원에서 상단 3만8000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하단 기준 2조8005억원, 상단 기준 3조5052억원이다.

다음 타자로는 국내 간판 '앱 마켓' 원스토어가 대기 중이다. SK쉴더스의 공모청약 기간에 원스토어는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공모가는 3만4300∼4만1700원이다. 시총은 9139억원에서 1조1110억원 수준이다.

SK그룹의 두 계열사 외에도 10조원대의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현대오일뱅크가 6월 IPO를 준비하고 있고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는 같은 달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마켓컬리 운용사인 컬리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분주한 상황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리스크 요인도 다분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만큼 기대주들에게 상존하는 리스크 요인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우선 SK계열사들에게서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SK쉴더스의 경우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으로도 보안업계 1위인 에스원의 시총을 넘어서고 있는 점이 핵심 쟁점 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에스원이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800억원(연결 기준) 규모로 1219억원의 SK쉴더스를 웃돈다. 다만 시총은 28일 종가 기준 2조5840억원으로 SK쉴더스 공모가 밴드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구주매출이 높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전체 공모 물량 2710만2084주중 1264만7639주가 구주매출이다. 50%에 육박하는 수치다. 구주매출은 비중 높은 만큼 물량을 내놓은 주주의 현금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업 확장 또는 설비·투자 등에 활용돼야 하는 공모자금이 주주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점에서 투자 매력을 떨어 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상장한 크래프톤처럼 공모가 수준을 결정하는 비교기업 선정에 알파벳, 애플, 카카오를 올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나스닥 시총 1위와 5위 기업과의 비교가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결국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텐센트와 네이버, 카카오, 넥슨으로 비교기업을 교체했지만 잡음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원스토어, 쏘카, 컬리는 이익 체력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세 기업 모두 미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적자 규모는 확대되고 있어서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크래프톤의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월 초 3조6000억원에서 이달 19일 기준 2조40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속된다면 신규 상장될 기업에 대해 투자자들이 느끼는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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