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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대어 SK쉴더스, 상장 철회....빅스텝 충격에 흥행 실패

  • 2022.05.06(금) 10:22

수요예측 경쟁률 100대 1 못미쳐
금투업계, 공모가 재산정 전망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인 SK쉴더스가 상장을 철회했다. 희망 공모가가 비싸다는 지적과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빅스텝 여파로 글로벌 증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은 탓이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공모가 재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이날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사진=SK쉴더스 제공

회사측은 철회 배경과 관련 "지난 수개월간 상장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며 "상장을 철회하고 향후 시장상황을 고려해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쉴더스는 지난 3~4일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경쟁률은 100대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수요예측 흥행 실패사례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기록했던 243대 1의 경쟁률보다 부진한 결과다.

수요예측 흥행 실패 요인중 하나는 증권신고서 제출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된 희망 공모가가 꼽힌다. SK쉴더스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밴드는 3만1000~3만8800원이다. 시가총액은  2조8000억~3조5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국내 경쟁업체이자 시장점유율 1위인 에스원의 시총 2조6000억원보다 큰 규모로 시장에선 비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높은 구주매출 비중도 문제가 됐다. 총 공모수량 중 2710만2084주 가운데 구주매각 비중은 1264만7639주로 46.7%에 달했다. 

아울러 수요예측과 연준의 빅스텝 결정이 맞물린 점 역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현지시간으로 3~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폭락한 가운데 나스닥 지수는 17개월만에 최저치인 1만2317.69로 마감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NDR 당시에는 사이버 보안사업을 높게 평가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다"며 "그러나 이번주 연준 발표가 나오고 뉴욕증시가 폭락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자 해외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완전 철회보다는 공모가 재산정을 통한 재도전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가를 재산정해 다시 도전할 것 같다"며 "연초 상장을 철회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너 일가에 현금을 만들어 주기 위한 공모였기 때문에 이번과는 다르게 봐야한다"고 전했다.

SK쉴더스는IPO 시기를 재검토하겠다면서도, 희망 공모가 조정과는 선을 그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빅스텝이 예고된 상황에서 시장이 회복되는 걸 지켜보고 전략적으로 판단할 예정"이라며 "아직 공모가 재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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