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발돋움하려는 NH투자증권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꼽히는 런던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해외 IB 강화에 나선다.
NH투자증권은 27일 유럽과 북미지역에서의 IB 경쟁력 강화를 위해 런던 현지법인(NH Investment and Securities Europe)을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26일(현지시간)에는 런던의 대표 명소인 세인트폴 대성당에서 출범식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비롯해 빈센트 토머스 키비니 로드메이어(런던 금융특구 시장), 김건 주영 한국대사, 레이디 로더미어 자작부인 등 현지 주요 귀빈이 참석했다. 옥토퍼스그룹, 도이치운용 등 유럽 금융권 주요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5년부터 런던사무소를 통해 대체상품 발굴에 주력해왔다. 카덴트가스(Cadent Gas), 스페인 축구단 대출, 코리 리버사이드 에너지(Cory Riverside Energy), 개트윅 공항 등 유럽 현지 인프라와 부동산 딜을 직접 발굴해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공급했다.
지난 2020년 10월 런던 법인 설립을 결정하고 현지 인허가 준비를 거쳐 작년 4월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FCA)에 라이선스 신청을 완료했다. 올 초 FCA 사전 검토가 완료되면서 3000만달러 규모의 자본금으로 지난 6일 증권업 라이선스를 최종 발급받았다.
런던 법인은 앞으로 다양한 글로벌 IB 딜을 소싱해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IB와의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한편 런던 법인을 유럽뿐만 아니라 북미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IB 허브로 육성할 계획이다.
런던 법인은 또 농협금융그룹 내 유일한 유럽법인으로 해외 첨병 역할도 맡는다. 현지 공동투자와 정보 제공 등 그룹 내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기존 사무소 인력과 함께 부동산, 인프라, 인수금융 등을 담당할 영업인력을 충원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식 및 채권 중개, 펀드 판매계약, 운용 등 전반적인 사업 확장도 계획하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런던 법인 출범식에서 "해외 진출은 단기적인 수익 목표보다는 현지 금융시장과 투자자와의 동반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런던 현지법인 출범을 통해 한국과 영국, 더 나아가 유럽까지 아우르는 양국의 자본시장을 연결하는 핵심 가교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어 "런던 법인의 조기 정착을 위해 본사의 풍부한 자금력을 현지에서도 동일하게 활용하는 글로벌 원 북(One Book) 전략으로 본사 IB 부서와 긴밀하게 공조해 현지법인의 딜소싱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