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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에 목소리 높이는 금감원, 규제 탄력붙나

  • 2022.06.14(화) 08:46

금감원장, 첫 공식 행보로 '가상자산 간담회' 선택
경각심 환기에도 규제는 '자율'에 방점 시사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에 대한 목소리를 잇달아 높이면서 규제에 탄력이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 원장은 취임 하루 만에 가상자산을 콕 집어 감독 이슈가 있다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가상자산 간담회를 첫 공식 대외 행보로 선택했다.

특히 최근 정부 여당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한 논의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는 이 원장이 금감원의 새 수장으로서 가상자산 규제에 어떤 방향성을 가져갈지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금감원장, 취임 이튿날 가상자산 콕 집고 대외행보까지

이 원장은 13일 '가상자산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보호'란 주제로 열린 국민의힘 당정간담회에 참석해 가상자산 규제의 방향성을 밝혔다. 지난 7일 취임 이후 첫 공식 대외 행사로 가상자산 간담회를 택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금융에서도 빅블러(경계융화현상)가 두드러지면서 금융자산과 가상자산의 결합, 메타버스 등 가상공간으로의 확장 등이 시도되고, 대체불가능토큰(NFT), 디파이(DeFi) 등 신종 가상자산도 급성장해 금융시장에도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는 취임 이튿날 금감원 인력 충원과 관련해 나온 질문에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리·감독 이슈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을 콕 집어 언급한 것과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 감독 이슈에 대한 이해 발언, 첫 대외 행보 모두 '가상자산'이다. 

이날 가상자산 간담회는 앞서 지난달 24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가상자산특별위원회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코인 마켓 투자자보호 대책 긴급 점검'을 주제로 연 당정간담회의 2차격이다. 1차 간담회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강조되며 금감원의 가상자산시장 리스크 관리 방안이 다뤄졌지만 금감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정은보 원장이 이미 사의를 표명한 상황에서 차기 후보에 대한 하마평이 한창이었던 점을 차지하더라도 금감원장이 직접 당정간담회에, 그것도 첫 대외 행보가 가상자산 간담회란 점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감원의 목소리도 부쩍 커진 모습이다. 이 원장 취임 사흘째인 지난 9일 금감원은 야당 의원을 필두로 개최된 가산자산산업 개선방안 포럼에 참석해 가상자산 투자에 대해 경고했다. 안병남 금감원 디지털금융혁신국 디지털자산연구팀장은 가상자산이 "주식이나 채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자산의 특징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자율규제 무게…증권성 여부도 관건

마침 정치권에서는 여당을 중심으로 루나·테라 폭락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플랫폼기본법 제정 논의가 한창이다. 이날 2차 간담회에서 윤재옥 국회 정무위원장은 이 원장에게 직접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그는 "금감원이 어떤 역할을 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새 정부에서는 차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금감원은 최근 3년간 가상자산 '테라' 등과 연계한 지급결제 서비스나 NFT 결제 서비스를 제공했던 일부 업체들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이탈자금 현황과 투자자보호조치 실효성 여부 등이 아직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규제 일변도식 검사는 지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새 정부 기조가 규제보다는 혁신에 방점이 찍힌 데다 이 원장 또한 '자율'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당정간담회에서도 그는 "이번 테라·루나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가상자산은 '초국경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규제 체계의 마련도 중요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의 복잡성·예측 불가성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시장 자율규제의 확립이 보다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민간의 자율성·창의성을 기반으로 더욱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에 대한 금융당국의 판단도 관건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에 "가상자산을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나눠 규제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성을 띤 가상자산은 기존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다. 그러나 증권성이 인정되지 않은 가상자산에는 추후 당정이 제정할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적용된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입법 미비로 가상자산에 대한 불공정성이 처벌이 안 된 사례가 많지만 (금감원이) 할 방법이 있는지, 금융위원회가 권한을 가진 법령 제정 및 정책 기조도 보고 있다"며 "(증권성 여부) 부분도 잘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작년 하반기 기준 55조2000억원,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3000조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사업자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는 전체 인구의 약 30%인 1525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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