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산업 전반을 덮친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삼중고'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18일 한국거래소가 12월 결산 상장법인 678개사 중 분석제외법인 75개사를 제외한 603개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실적을 종합한 결과 매출액은 1361조87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88조6887억원보다 25.0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은 한국거래소가 실적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매출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바 있다.
국내 최대 기업이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소폭 약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154조9851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의 11.38%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11.94%에 비해선 다소 낮아진 것이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 매출액 증가율은 25.77%로 오히려 삼성전자를 포함할 때보다 높았다.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100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상반기 91조9654억원보다 16.68% 늘어난 107조3084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85조2366억원에서 85조8070억원으로 5700억원 넘게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0.67%로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된 점은 고무적이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작년과 비교해 둔화했다. 지난해 상반기 각각 8.45%와 7.83%를 기록했던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올 상반기 7.88%와 6.30%로 각각 0.57%, 1.53%포인트 낮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에는 영업이익은 12.9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7.42% 뒷걸음질 쳤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업과 화학 등 17개 모든 업종의 매출액이 늘어났다. 그중에서도 운수창고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43.07%로 가장 돋보였고 화학(35.64%), 전기가스업(34.82%), 서비스업(32.21%), 철강금속(30.38%) 등도 매출액이 30% 넘게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에선 운수창고업, 운수장비 등 15개 업종에서 이익이 늘어난 반면 건설업 등 2개 업종에서는 이익이 줄어들었다. 건설업의 영업이익이 28.33% 감소하면서 부진이 두드러졌고, 전기가스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적자를 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도 12조998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상태를 지속했다.
순이익을 보면 운수창고업과 운수장비 등 12개 업종은 이익이 증가한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5개 업종은 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서비스업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넘게 급감했다.
일부 업종의 이익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흑자기업 역시 줄었다. 올 상반기 순이익 흑자기업은 483개사로 전체의 80.1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3개사보다 20개사(3.32%) 줄어든 수치다.
동시에 적자기업 수는 100개사(16.58%)에서 120개사(19.90%)로 20개사 늘어났다. 흑자를 지속한 회사는 445개사(73.80%), 흑자 전환에 성공한 회사는 38개사(6.30%)로 파악됐다. 반면 적자를 지속한 회사는 62개사(10.28%), 적자로 전환한 회사는 58개사(9.6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