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대규모 자금조달과 함께 경영권을 매각하는 랩지노믹스 이야기, 자금수혈 방안을 고민 중인 AK홀딩스와 제주항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인수하는 ㈜한화의 방산부문 합병 관련 이야기와 그밖에 소액공모, 자기주식 처분 관련 공시 내용들을 가져왔어요.
대규모 투자유치와 함께 경영권 매각하는 랩지노믹스
코스닥 상장사 랩지노믹스는 사모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조달과 함께 경영권을 이전하는 내용의 공시를 냈어요.
랩지노믹스는 지난 19일 34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60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를 발행한다고 밝혔는데요. 발행대상은 모두 '루하프라이빗에쿼티(이하 루하PE)'예요. 루하PE는 해외성장을 유도하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예요.
랩지노믹스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약 940억원을 모두 미국에 있는 수탁분석기관 투자(예정비용 1000억원)에 사용할 예정이에요. 즉 미국 진단·수탁분석사업 시장 진출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인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하는 신주는 469만6099주(발행가 7260원)로 기존 발행주식의 13.8% 규모예요. 납입일은 11월 14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2월 9일로 1년간 전량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어요.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표면이자 2.5%, 만기이자 6%, 만기는 5년 뒤인 2027년 11월 14일로 정했는데요. 발행 1년 뒤인 2023년 11월 14일부터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고 전환 가능한 규모는 769만6254주(전환가격 7796원)로 현재 발행주식 총수의 22.6%에 달해요.
랩지노믹스의 현재 주가는 8900원(19일 종가기준)으로 전환가보다 높은데요. 만약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격을 5457원까지 조정(리픽싱)할 수 있어요. 전환가격이 낮아지면 루하PE가 가질 수 있는 주식수가 더 늘어나는데요. 주식전환이나 채권보유를 원하지 않으면 1년뒤 회사에 되사도록 요구하는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도 행사할 수 있어요.
여기에 루하PE는 랩지노믹스 최대주주인 진승현 대표가 보유한 지분 431만343주(12.68%) 전량을 약 9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도 체결했어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최대주주 주식 매입을 통해 총 1840억원을 투자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약 1670만주(전환사채로 전환할 수 있는 주식 포함), 36.01%(발행신주 포함)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요. 거래종료일인 11월 14일(납입기일)을 기준으로 루하PE가 랩지노믹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섬과 동시에 경영권도 인수하게 될 예정이에요.
보통 경영권 이전은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읽히는데요. 이번 경영권 이전은 꼭 악재로 보기는 어려워요.
랩지노믹스는 국내 대학병원 등과 제휴를 맺고 암 유전자진단검사를 시행하는 등 분자진단(유전체진단) 전문기업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등도 판매하는 회사인데요. 최근에는 원숭이두창 진단키트를 개발해 해외수출 허가를 준비 중이고, 오미크론·켄타우로스 등 코로나19 변이 진단키트 수출 허가를 받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요.
매출도 2020년 1194억원에서 2021년 2024억원, 올해 상반기 1015억원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427억원, 838억원 올해 상반기 424억원으로 증가 추세예요. 부채비율도 30%대로 높지 않은 상황.
즉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아 경영진이 경영권을 매각한다기보다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투자로 경영권 이전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여요.
최근 메디포스트도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면서 최대주주 지분 매각과 경영권을 이전한 사례가 있었어요. ▷관련기사:[공시줍줍]메디포스트 경영권 이전에 붙은 '전환옵션' 의미
다만 앞으로 미국 시장 진출 성과를 얼마나 잘 내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또 경영권이 사모펀드로 넘어간 만큼 이후 추가적인 최대주주와 경영권 변경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부분이에요. AK홀딩스, 제주항공 자금수혈 방안 고심중
애경그룹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자회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의 유상증자를 위한 교환사채(EB) 발행 추진 보도 관련한 조회공시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라고 밝혔어요.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지분 52.56%(특수관계자지분 포함)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현재 자금수혈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보도 내용은 AK홀딩스가 제주항공 보통주로 교환할 수 있는 1000억원 규모 교환사채 발행을 위한 투자자를 찾고 있다는 것인데요. 조달한 금액은 제주항공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어요.
이에 제주항공도 주주배정 유상증자 관련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는데요. 제주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전했어요.
제주항공은 지난해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재무개선 노력을 이어왔는데요. 자본잠식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요. 시장에서는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하고 있지만 LCC 주력인 중국, 일본 노선 회복이 더디고,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소비심리가 악화돼 중장기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진단도 나왔어요.
AK홀딩스와 제주항공은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거나 1개월 이내(9월 16일)에 관련 내용을 다시 공시한다고 밝혔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방산 합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9일 한화 방산사업부문 합병 관련 조회공시 답변으로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 시너지 창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합병 여부나 시점 등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라고 밝혔어요.
앞서 한화는 7월 29일 각 계열사에 흩어진 방산사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한데 뭉치는 내용을 포함, 방대한 규모의 지배구조 개편 내용을 공시했는데요. (주)한화가 보유한 방산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가칭 한화방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7860억원에 매각하는 방안이 담겼어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분 취득 예정일자는 오는 11월 30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건데요. 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엔진을 만들고 한화방산은 우주발사체 연료를 만들 수 있는 만큼 항공우주사업 부문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이외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존 100% 자회사인 한화디팬스를 흡수합병하고 대신 ㈜한화에 한화정밀기계와 한화파워시스템 등을 약 7700억원에 매각해 인수자금을 충당할 예정이에요.
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8월 1일자 [공시줍줍]면세점 대신 호텔이 이끈 호텔신라 기사와 [공시줍줍] 유튜브 채널의 [LIVE CLIP] 한화지배구조 톺아보기..방산통합이 핵심이라고? 내용을 참고해 주세요.
직원들에게 자사주 무상으로 나눠주는 세아베스틸지주
세아그룹에 소속된 세아베스틸지주는 탄소합금 특수강을 주력으로 생산, 판매하는 세아베스틸과 스테인리스 특수강을 주사업으로 하는 종속회사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 등으로 구성된 철강전문회사인데요.
지난 19일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전량을 우리사주조합에 무상출연하겠다고 밝혔어요. 보통주 82만8427주, 주당 1만6800원으로 총 139억원 규모인데요. 이를 위해 세아베스틸지주는 자사주를 대신 취득해 달라며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과 맺은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을 해지해 자사주를 취득했어요.
무상출연은 우리사주조합 직원들에게 주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효과가 있어요. 일종의 직원 복지 혜택인 셈인데요. 우리사주는 회사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에 가입한 후 거래할 수 있어요. 한국증권금융에 1년 이상 예탁한 후 인출할 수 있지만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당장 주주에게 혜택이 돌아오는 것은 아닌데요. 우리사주는 임직원의 주인의식을 높여 회사 구성원들이 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이에 따라 회사가 성장하고 매출이 늘어나면 주주에게도 혜택이 돌아오는 선순환적인 취지가 담겨있어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같은 날 자기주식을 다른 방식으로 처분한 회사도 있었는데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공작기계 작동을 제어하는 CNC자동선반을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넥스턴바이오. 넥스턴바이오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15만9348주 전량을 장외매매로 처분해 약 34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조달한 자금은 운영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쓴다는 방침. 넥스턴바이오의 자사주를 사가는 대상은 메이븐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Maven Investment Partners)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의결권이 부활된 보통주 유통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좋지는 않은 소식이에요.
타이어 금형과 타이어 제조설비 사업을 하는 코스피 상장사 다이나믹디자인은 보통주 29만6296주를 신규발행해 9억9999만9000원을 모집하는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어요. 발행총액이 10억원 미만인 소액공모인데요.
일반 공모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에요. 발행가격은 3375원으로 현재 주가 4650원(19일 종가기준) 보다 약 30%가량 낮은데요. 투자자는 회사가 투자위험요소가 높은 소액공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해요.
소액공모는 회사가 번거로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간단하게 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방법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주요 내용이나 투자위험요소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증권사의 기업실사도 받지 않아 검증되지 않은 투자위험이 있을 수 있어요.
또 회사는 조달한 자금 전액을 운영자금에 사용한다고 밝혔는데요. 운영자금은 직원 월급이나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 수급 비용 등 기본적인 회사 운영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으로 이를 위한 자금 여력이 없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주세요.
특히 다이나믹디자인은 매출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2018년부터 쭉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어요. 또 1분기까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낮은 자본잠식 상태였는데요. 4월 무상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791억원에서 26억원으로 크게 낮추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상태라는 점도 참고해 주세요. 청약일은 23일, 납입일은 25일, 상장일은 오는 9월 7일이에요.
셀트리온은 테바 파마슈티컬스(TEVA Pharmaceuticals International GmbH)와 편두통 치료제 '아조비(AJOVY)'의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어요. 계약금액은 1111억원 지난해 매출액의 5.8%에 해당하는 규모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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