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는 국내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정책 방향에 따라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인프라, 방산, 제약·바이오, 조선, 금융업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피해가 명확한 2차전지, 반도체 업종의 투자 매력도는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를 통해 "중간선거가 예정된 2026년 11월까지 트럼프 공약대로 주식시장이 움직일 전망인데 코스피는 트럼프 승리를 고려하면 약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 승리하면서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게 됐다. 이와 함께 동시에 진행한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상원 및 하원을 휩쓰는 '레드스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레드스윕이 이뤄진다면 트럼프가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이 그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대준 연구원은 "트럼프 재정정책 중 감세와 국채 발행 감안시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화 강세가 따라온다"며 "이는 원화 약세를 자극해 외국인 매도물량 출회를 자극하는 부정적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내에선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로 민간 자금이 말라가고 있어 외국인 투자까지 축소된다면 코스피는 아래로 방향성을 틀 확률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승리가 국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인프라, 방산, 제약·바이오, 조선, 금융 등의 강세가 그려진다"며 업종별 차별화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개표가 진행 중이던 전날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종별 희비가 엇갈린 바 있다.
지난 6일 코스피는 0.52% 하락했으며 코스닥은 1.13% 하락했다. 그러나 LIG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업종 주가는 6.4%, 7% 상승했고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종 주가는 2.3%, 3.1% 올랐다.
김대준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는 미국이 원전 중심으로 인프라 시설을 구축할 수 있어 관련 기자재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방산은 동맹국 군사 지원이 어려워진다는 가정하에 각국이 군비 지출을 늘리는 전망을 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바이오는 공공 의료 지출을 줄이려는 공화당 정책 기조가 업황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있고 조선은 미국내 선박 개보수 수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든 정부의 정책 수혜를 입었던 업종의 피해도 명확하다고 짚었다. 인플레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CHIPS) 등 친환경 업종의 지원금을 주던 정책이 폐지되면 2차전지 및 반도체 업종의 투자 매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전날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2차전지 관련 대표기업 10종목을 모은 상장지수펀드(ETF)인 'RISE 2차전지TOP10'의 가격은 6.5%나 하락했다.
트럼프 정책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국내 밸류업 관련 기업에도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도 이었다.
김대준 연구원은 "미국 이슈와 관계없이 국내 정책에만 연동하는 산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밸류업이 대표적으로 향후 한국은 지수보다 산업, 특히 트럼프 수혜 산업과 밸류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증시는 트럼프의 당선과 함께 레드스윕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당시 수혜업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수혜 업체인 대형 성장주 중에서도 외교 불확실성이 제한적인 업체, 보안, 방산, 전통 에너지 , 제약·바이오를 주목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대통령 및 상하원 선거 마무리 수혜 업체인 산업재, 주택, 전력 인프라, 다우, 유틸리티 업체로 관심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