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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수출·중국'…동시다발 악재에 무너진 '코스피 2500'

  • 2024.11.13(수) 10:40

코스피 2400대, 블랙먼데이 제외하면 1월 이후 처음
무역분쟁, 수출 둔화, 중국 부양책 실망감 등 원인
"단기 급락 아닌 점진적 하락장…박스권 증시 예상"

지난 8월 블랙먼데이 이후 석 달여 만에 또다시 코스피 2500선이 깨졌다. 증권가에서는 트럼프발 미·중 무역분쟁 우려와 함께 취약한 펀더멘털, 중국 부양책 실망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전 거래일보다 49.09포인트(1.94%) 하락한 2482.57에 장을 마쳤다. 13일에도 오전 10시 37분 현재 41.09포인트(1.66%) 추가 하락하며 2441.48까지 물러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밑돈 것은 지난 8월 5일 글로벌 증시 쇼크(블랙먼데이)가 발생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올해 1월말 이후 처음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급락의 원인으로 △트럼프 발 무역 분쟁 우려 △취약한 한국 펀더멘털 △중국 부양책 실망감 등을 꼽았다.

먼저 트럼프발 미·중 무역 분쟁으로 반도체 섹터에 대한 피해 우려가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11일(현지시간) 한국, 대만 등 대미무역 흑자국의 무역 피해 가능성이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로 확산하며 코스피 하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며 "반도체를 필두로 대미무역 흑자 폭이 높은 대만 증시도 같은 날 2.54% 급락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 자금 쏠림세도 심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기업에 대한 감세 및 규제완화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미국에 국한된 증시 호재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글로벌 자금의 미국 쏠림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국으로 평가되는 한국에서는 외국인 수급 이탈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수출 둔화로 펀더멘털도 악화했다는 평가다. 그는 "11일 발표된 12월 1~10일 수출이 전년대비 17.8% 감소했고, 일평균 금액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0.9% 줄었다"며 "그동안 코스피의 버팀목이 됐던 수출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도 커졌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는 지난 8일 지방 정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10조위안(1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부와 무역 분쟁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기대했으나 그에 대한 내용이 부재했다"며 "높아진 시장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면서 실망감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지난 8월 코스피 급락은 미국 고용 쇼크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감에서 비롯됐지만 이번 코스피 하락은 펀더멘털 부진 탓으로 분석되면서, 당분간 코스피의 박스권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례는 코스피의 단기 급락이 아닌 점진적인 하락장 전개"라며 "하락 요인도 상대적인 펀더멘털 부진에 따른 한국 증시의 디메리트 심화에 따른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코스피는 기술적 반등 후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잔존한 가운데 추가 모멘텀을 이끌 주도주도 부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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