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에 이어 코오롱티슈진도 코스닥 시장으로 다시 돌아온다.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인보사케이주) 성분 관련 논란으로 거래가 멈춘 지 약 3년 5개월 만이다. 한때 두 차례에 걸쳐 '상장폐지 의결'을 받으며 벼랑 끝으로 몰리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상장을 유지하게 됐다.
오는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되는 가운데 6만여 명의 소액주주들도 한숨을 돌린 분위기다. 앞서 거래가 재개된 신라젠이 롤러코스터 주가 흐름을 보인 가운데 코오롱티슈진의 향후 주가 추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거래소, 상장유지 결정…25일부터 거래재개
24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시장위)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진행된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도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심위는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제출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거래소에서는 당초 두 갈래로 진행 중이던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적격성 심사를 동일한 날짜에 진행하기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기심위와 상장위 의결일을 맞추고 결과를 동시에 알리기로 했다"면서 "다만, 두 건에 대해 개선계획을 따로 제출받았고 심사도 각각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날 두 위원회에서 모두 상장유지를 의결함으로써 3년 넘게 이어진 상장폐지 심사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에 따라 코오롱티슈진의 매매 거래는 25일부터 재개된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9년 5월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던 인보사의 성분 정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인보사의 주 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내렸고, 뒤이어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후 거래소는 1심격인 기심위와 2심격인 시장위에서 상장폐지를 의결했다. 이후 올해 2월에 열린 최종심격인 시장위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심의 속개 결정을 내렸다. 작년에 재개된 임상의 투약 경과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20년 7월에는 전 임원의 27억원 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했고, 이는 지난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로 추가됐다. 기심위는 작년 8월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자금수혈 ·인보사 임상 재개 등 개선노력
코오롱티슈진은 그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금 확충에 몰두해왔다. 작년 12월에는 35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는데, 여기에 이웅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이 참여했다. 이어 올해 8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388억원을 조달했고, 지난달에는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상장폐지 심사가 열리기 직전인 이달 21일에는 3000만달러 규모의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진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주요 파이프라인인 인보사의 임상도 재개됐다. 작년 말 미국에서 3상 투약을 개시한 데 이어 고관절 골관절염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계획도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후 올 4월에는 싱가포르 소재 바이오기업 주니퍼바이오로직스과 7234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약된 환자가 굉장히 많았는데 부작용 사례가 없었다"며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3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되는 가운데 주가 흐름에도 눈길이 쏠린다. 앞서 신라젠은 거래 재개 첫 날 거래량이 3000만주에 육박하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의 5일 평균 거래량이 1300만주인 점을 감안할 때 폭발적인 수급 쏠림이다.
주가는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다. 신라젠은 1만원 밑에서 시초가를 형성했지만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함으로써 1만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4거래일째부터 반락하며 다시 1만1000원대로 뒷걸음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