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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에스엠 경영권 분쟁 새 쟁점.. '카카오 우선인수권'

  • 2023.02.25(토) 17:00

에스엠이 지난 금요일(24일) 주식시장 마감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정정공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7일 내놓았던 유상증자 결정 공시(카카오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일부 내용을 추가해 재공시한 것인데요.

에스엠이 추가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iii) 카카오는 위 각 계약에 따라 제3자 배정 발행 시의 우선인수협상권 및 제2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추천권을 갖습니다.

지난 7일 최초 공시 땐 이런 내용을 밝히지 않았던 에스엠이 뒤늦게 정정공시를 낸 이유는 지난 22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1차 심리 때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프로듀서 측이 이 내용을 언급하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입니다.

에스엠이 2월 24일 공시한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 결정) 정정공시 내용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화면

에스엠 이사회가 카카오와 맺은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계약서에 따르면, 에스엠 이사회는 지난 7일 발행을 결정한 신주 및 전환사채 외에도 향후 추가로 제3자 배정방식의 신주발행이나 주식연계증권 발행 때 카카오가 우선적으로 인수할 권리를 보장했습니다. 카카오에게 번호표 1번을 준 것이죠. 

특정 주주가 유상증자 신주 또는 신주로 교환할 수 있는 주식연계증권을 다른 주주보다 먼저 인수할 권리를 가진다는 건, 상법이 규정하고 있는 주주 평등의 원칙(제418조 1항 주주는 주식 수에 따라서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가 있다)을 침해할 소지가 있습니다.

특정 주주가 우선적으로 신주를 많이 확보할수록 기존 주주의 지분은 희석되기 때문이죠. 기존 주주 입장에선 투자 판단에 중요한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런 내용은 에스엠이 애초 카카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을 당시에 밝혔어야 했지만, 뒤늦게 문제가 불거진 이후 정정공시를 낸 겁니다.

에스엠의 뒤늦은 정정공시는 에스엠 경영권 향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요?

신주발행 가처분 결과, 에스엠 경영권에 중요 변수 

에스엠 창업자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에스엠 이사회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발행키로 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황입니다. 

소송 이름이 가처분인 이유는 카카오가 에스엠에 유상증자 신주 및 전환사채 대금을 건네는 날짜(3월 6일)가 촉박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정식재판 대신 긴급하게 판결을 내려달라는 취지이죠. 

3월 초에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이 소송은 향후 에스엠의 경영권 향방에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될 겁니다. 

만약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의 손을 들어주는 결정(가처분 인용)을 한다면, 에스엠이 카카오에 발행키로 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은 무효가 됩니다. 

그러면 이미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중 14.8%를 인수한 하이브가 1대 주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지분율 0%인 카카오가 아무리 자금력이 있더라도 따라가기 매우 벅찬 상황이 벌어집니다.

만약 법원이 이수만 전 총괄 대신 에스엠 이사회의 판단에 손을 들어주는 결정(가처분 기각)을 한다면, 비록 하이브가 1대 주주이긴 하나 카카오도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며 절반을 따라잡고 향후 전세 역전을 노려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향후 에스엠 경영권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가처분 심리 도중 '카카오의 신주 우선인수권 보유' 문제가 터진 겁니다.

이수만 전 총괄 측은 에스엠 이사회가 카카오에 신주 인수우선권을 준 것은 향후 카카오가 에스엠의 경영권을 인수하게 하려는 포석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2월 7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신주 및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한 것이 정상적인 전략적 제휴가 아니며, 당시부터 이미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는 점을 강조하는 얘기이죠.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특정 세력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신주 발행은 대체로 위법이라는 게 법조계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하이브 역시 에스엠 이사회와 카카오가 맺은 계약의 법적 문제에 대해 검토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이런 계약을 맺은 에스엠 이사회 측을 변론 중인 법무법인 광장은 "신규 투자에 관해 우선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하는 조건"이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에스엠 경영권 향방을 가를 법정 공방, 그 와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카카오의 신주 우선인수권 문제!

박수익 비즈니스워치 기자와 진성훈 코스닥협회 연구·정책그룹장의 감각적인 주식 토크 [박진감]에서 꼼꼼하게 정리해봤습니다. 

박진감 에스엠 특집 1부(경영권 분쟁 향방 가를 법적공방 결론 어떻게 날까?)에서는 에스엠에 그동안 무슨 일 있었는지 총정리 해보고, 가처분 판결의 주요 쟁점, 예상하는 결론까지 짚어봤습니다.

박진감 에스엠 특집 2부(1대 주주 하이브 vs 실탄 확보 카카오…전면전 가나?)에서는 가처분 판결 이후 나타날 흐름을 짚어봤습니다. 전격적으로 하이브와 카카오가 제휴할 가능성은 없는지, 양측의 공개매수 맞대결은 실현 가능한건지, 에스엠 이사진을 대거 교체하는 3월 정기주총 전망은 어떤지,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네이버 등이 참여하는 확전 가능성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이 기사는 비즈니스워치 증권부가 독자 여러분과 소통하는 유튜브 채널 [공시줍줍]의 코너 [박진감]에 업로드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유튜브에서 [공시줍줍]을 검색하시면 원본 영상과 함께 더 박진감 넘치고 풍부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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