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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코스닥 상장 전 'RCPS→보통주' 전환 강력 권고 

  • 2023.05.11(목) 09:12

거래소, 증권사 IPO 임원 대상 비공개 간담회 개최 
상장 후 부채 확대 등 투자자 불확실성 해소 차원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 상장을 앞둔 기업들에 상장예비심사 신청 전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보통주 전환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픽=비즈워치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증권사 기업상장(IPO) 담당 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에선 새로운 기술평가모델 도입 관련 내용을 비롯해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며 "그중에서도 RCPS의 보통주 전환을 강력히 권고하는 내용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RCPS는 상환권,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다. 주식으로 전환하기 전까지 채권처럼 이자를 받거나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고, 보통주 전환을 통해 매도차익을 남길 수 있다. 마땅한 담보가 없는 비상장 벤처기업들에게는 투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다. 

특히 최근 들어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우선주(RCPS 포함) 투자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2020년 2조원대 수준이던 우선주 투자 규모는 2021년 5조6373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에도 4조8606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신규 투자 금액 중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이후 60%대에서 70%를 넘어섰다.

벤처캐피털업체 우선주 신규투자 금액 및 비중/그래픽=비즈워치

RCPS는 투자자에게 이점이 높은 만큼 비상장 기업이 투자금을 모으긴 쉽지만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걸림돌로 작용한다. 비상장사가 상장사로 전환 시 회계기준(K-IFRS)이 변경됨에 따라 회계상 자본으로 잡히던 RCPS가 부채로 잡혀 상장과 동시에 부채비율이 급격히 늘어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게는 마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RCPS를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이나 이자 부담을 지고 가야 하고 상장 후에는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 재무건전성이 악화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상장 후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차원에서 기업들에 보통주로의 사전 전환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리픽싱(전환가격 조정) 조항이 있다면 보통주로 전환 가능한 주식수가 늘어날 경우 상장 후 상당한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는 악재가 될 수 있다.

단 거래소의 보통주 전환 요구는 권고 차원으로,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상장 후 투자자와 기업의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최근 우선주 투자규모가 크게 늘어난 만큼 거래소가 관련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차등배당 관련 위법성 검토, 예비심사 전 결산이 완료된 지정감사법인의 감사보고서 제출 필요성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최근 금융당국의 상장심사 강화 기조와 관련한 거래소와 업계 간 소통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최근 상장과 관련한 당국의 심사 강화 기조 등에 대해 업계에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업계의 애로점이나 궁금한 점 등에 대해 소통하고 거래소 차원에서 향후 기업의 상장을 좀 더 원활히 하기 위한 논의들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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