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의 고의적, 관행적 무차입 공매도 사실을 적발한 금융당국이 내달 전수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는 신설된 공매도 특별조사단이 맡는다. 코스피200, 코스닥150 대상으로 공매도 부분 재개가 허용된 이후 거래가 조사 대상이다.
31일 금융감독원은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꾸려 불법공매도 전수조사에 나선다. 앞서 금감원은 글로벌 IB 2곳이 무차입 공매도를 관행적으로 장기간 지속해온 혐의를 적발했다. 과거 불법공매도 사례는 주로 헤지펀드들의 착오나 실수에 따른 건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번에는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중개 업무를 수행하는 IB사가 고의적으로 장기간 무차입 공매도를 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비춰봤을 때 사상 최대 과징금 처분을 예상하고 있다.
신설된 특별조사단은 실장급 단장 1명, 1개 팀, 2개반으로 꾸려지며 금감원 내 조사경력자, 영어능통자, IT 전문가 위주로 20명을 선발해 구성한다. 이는 팀 단위였던 조직을 부서단위로 확대개편한 것이다. 기존에는 조사2국 산하 공매도조사팀이 공매도 관련 조사를 전담했다.
특별조사단은 11월6일부터 조사에 착수한다. 이들은 국내 공매도 거래 상위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2021년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거래 내역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증권사의 공매도 주문 수탁 프로세스, 불법공매도 주문 인지 가능 여부 등도 살필 계획이다. 시스템상 확인 가능한 IB의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IB와 결탁했는지 여부를 점검하기 위함이다.
글로벌 IB와 매도스왑계약을 체결한 최종 투자자가 공매도를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저질렀는지도 점검한다. 악재성 정보가 공개되기 전 대량 공매도 주문을 내거나, 주가 하락 목적으로 시세조종성 공매도를 한 혐의 등이 포착된 경우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다만, 일정기간 자진신고기간 등을 부여하고, 기간 내 신고한 대상자들에 대해서는 과징금 감경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내년에는 홍콩 SFC, 싱가포르 MAS 등 외국 감독당국과 공조해 국제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 소재 외국계 IB 등을 대상으로 간담회 실시, 국내 공매도 규제 위반사례 등을 안내해 사전예방에도 힘 쓸 방침이다.
금감원은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자행된 관행적 불법행위에 대해 전수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 더 이상 고의적 무차입 공매도가 발붙일 수 없도록 발본색원하겠다"며 "조사결과 적발된 불법 공매도에 대한 엄중 조치하고 불법 공매도 원천 차단을 위한 사전 예방 시스템을 개선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국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