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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장 뛰어드는 토스증권…수익원 다각화 성공할까

  • 2025.02.05(수) 07:00

금융위, 토스증권 장내파생상품 중개 인가 임박
해외주식 효자이지만, 의존도 높고 경쟁 심화
블랙먼데이 악몽 안긴 파생‥"급락장 대비 필요"

토스증권이 곧 장내파생상품 중개업 라이선스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에서 라이선스 인가를 확정하면 토스증권의 매매중개 범위가 단순 주식, 채권에서 선물, 옵션으로 넓어진다. 

시장에서는 토스증권이 그간 확보한 리테일 고객들을 활용해 먹거리를 늘리는 과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 능력이 심판대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있다. 파생상품은 레버리지를 써서 투자하는 기법이어서 증권사가 감당해야 할 미수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스증권, 해외주식 '원툴' 벗어나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토스증권이 장내 파생상품 중개업을 업무단위에 추가하는 안을 의결했다. 토스증권은 작년 말 장내파생상품 중개업 라이선스를 신청했다. 회사는 이제 금융위 의결만 받으면 라이선스를 획득하게 된다. 

파생상품은 주식, 채권, 통화 등 기초자산의 가치를 바탕으로 계약조건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이중 장내파생상품은 한국거래소에서 거래하는 선물, 옵션을 가리킨다. 선물은 자산의 미래 가격을 정해 놓고 나중에 자산을 사고 팔기로 약속한 거래이고, 옵션은 정해진 가격에 따라 기초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다. 

장내파생상품시장의 일평균 60조원의 규모로 추정된다. 코스피200 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 옵션이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다. 개별주식과 국채,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등 통화를 기초자산으로 둔 선물, 옵션도 있다.

다만, 이번에 토스증권이 신청한 장내파생상품 중개 라이선스로는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발행 업무와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할 수는 없다. 이는 장외파생상품 중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토스증권이 외연을 확장할 기회로 보고 있다. 토스증권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라이선스는 투자중개업이기 때문에 그간 개인들을 대상으로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만 중개해왔다. 회사가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주식거래 중개를 통해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1265억원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년대비 약 1.9배 증가한 규모다. 특히 해외주식 거래중개가 기여한 공이 컸다. 토스증권의 1~3분기 누적 외화증권 거래 수수료는 1125억원으로 전체 수수료 수익의 88%를 차지한다. 현재 토스증권의 수익구조가 해외주식 중개에 의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내 증권사 간 해외주식 중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작년 2분기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2위 자리에 올랐지만, 다음 분기엔 4위로 내려앉았다. 키움증권이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토스증권을 비롯한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간 순위싸움이 치열하다. 더욱이 메리츠증권은 해외주식 환전, 거래 수수료 완전 무료라는 파격적 이벤트를 앞세워 경쟁에 참전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벤트를 시작한지 25일만에 해외주식 예탁금을 1조원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미수금 발생 위험 높은 파생상품…리스크관리 시험대

증권업계가 주목하는 또 한가지 포인트는 '토스증권이 얼마나 리스크에 대비됐는지'다. 파생상품거래는 투자자가 신용거래융자를 쓰지 않고도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 개인이 고리 이자를 감당하지 않고도 투자할 수 있고, 숏(매도) 베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손실이 크게 났을 때 개인이 감당해야 할 손해가 불어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한 투자자가 현재 1만원짜리 A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1년 후 9000원에 팔 수 있는 풋옵션을 매수했다. 1년 뒤, A의 가치가 5000원으로 하락한다면 풋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9000원에 팔아 40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옵션을 매도한 사람은 4000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즉 자산가치가 많이 내릴수록 풋옵션 매도자의 손실폭도 커진다. 

일례로 작년 8월 코스피지수가 8% 넘게 급락한 블랙먼데이 당시 콜옵션, 풋옵션을 모두 매도하는 양매도 전략을 쓰는 펀드 일부가 풋옵션 매도 포지션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었다. 원금을 청산하고도 손실이 메꿔지지 않자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에 응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반대매매로 청산을 당했다. 이때 만일 반대매매로 청산을 다 하지 못했다면, 증권사가 미수금을 떠안아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토스증권의 파생상품 중개 개시가 회사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시험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파생상품시장은 변동성이 워낙 큰 시장이다보니 규모가 작은 선물회사들이 한 순간에 사라지기도 한다"며 "선물 외에도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상품을 다루는 증권사들이 큰 위험에 노출되진 않겠지만 위기상황에 대비한 자본력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파생 거래는 기관투자자들의 헷지용이 많지만 개인들의 경우 투기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증거금 납부를 요청하고, 막대한 손실이 나면 회사가 이를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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