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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젠슨황 말이 들린다'…토스증권 어닝콜 번역 써보니

  • 2025.05.29(목) 11:08

토스증권, 어닝콜 실시간 번역 서비스 출시
어닝콜 들으며 주문·접속자 반응 실시간 확인
라이브 음성 대비 번역 송출 30초 가량 늦어

미국 증시의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외금융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돌파하며, 투자 열기를 증명했다.

이처럼 투자 이민은 늘고 있지만 해외에 있는 기업의 정보를 파악하는 일은 서학개미들에게 여전히 큰 숙제다. 주식 커뮤니티에는 해외기업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는지 묻는 질문은 늘 쇄도한다. 미국주식을 다루는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유튜브 채널이 많아졌지만 정보를 즉각 수집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직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 또는 외신을 검색해보거나 레딧, 스톡트윗 등 해외 투자 커뮤니티를 살피는 투자자들도 생겼다. 그러나 이마저도 영어 능력자들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이 가운데 토스증권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술으로 기반으로 새롭게 내놓은 '해외기업 어닝콜 실시간 번역 서비스'가 서학개미들의 대안이 될 지 이목이 쏠린다. 어닝콜(Earnings Call,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기업 경영진이 화상·전화회의 방식을 통해 애널리스트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적과 전망을 발표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자리다. 현지시간에 맞춰 영어로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에게 진입장벽이 있었다. 

토스증권이 한달간 베타테스트를 거쳐 이달 초 정식으로 출시한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주요 미국기업의 실적발표를 실시간 한국어 자막으로 확인할 수 있다. 토스증권은 현재 650개 기업의 어닝콜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고 있다. 앞으로 서비스 범위를 늘려갈 방침이다. 

토스 앱, 엔비디아 1분기 어닝콜(5월 29일 오전 6시) 화면 캡쳐

토스 앱을 통해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직접 들어봤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시간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6시. 혹시 몰라 한국시간으로 28일 낮 시간 미리 알람을 설정해뒀다. 이미 종목 알람을 설정해놨다면 자동으로 어닝콜 알람을 받을 수 있다. 

다음날 오전 5시 57분쯤 토스앱을 켜고 들어가자 300명 정도가 접속해 있었다. 6시가 넘어가자 접속자 수는 800명을 돌파했다. 

백그라운드 재생 기능 덕분에 어닝콜 화면을 벗어나더라도 라이브를 계속 들을 수 있다. 차트나 주문 등 다른 창으로 넘어가더라도 플로팅 화면에서 번역을 볼 수 있다. 어닝콜을 들으며 주문을 내는 것도 가능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어닝콜을 통해 1분기(2~4월) 매출액은 440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이 월가 전망치인 433억달러를 넘자 '좋아요'를 표시하는 엄지 척 이모지가 15개 달렸다. 동시에 회사가 중국 수출전용 저사양 칩(H20)의 재고가 발생해 45억달러의 비용을 인식했다는 발표에 '싫어요'를 표시하는 이모지가 11개 달렸다. 시장에선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H20의 수출을 금지한 가운데 엔비디아의 실적이 얼마나 타격을 받을지가 화두였다. 

가이던스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엔비디아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 AI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들이 매주 7만2000개의 블랙웰 GPU를 배치했으며, 신상품인 블랙웰 울트라 샘플을 2분기 말부터 출하한다는 소식을 전하자 19개의 '좋아요' 이모지가 달렸다. 

6시30분께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등장하자 '좋아요'가 연달아 20개가 달렸다. 이처럼 같이 라이브를 듣고 있는 투자자들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스앱 캡쳐/사진=백지현 기자

더 다양한 반응을 확인하고 싶어 종목 커뮤니티에 들어갔지만 이른 아침인 탓에 글이 많진 않았다. 라이브 화면에서는 아직까진 '좋아요', '싫어요' 이모지만 누를 수 있고 댓글 기능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또 한 가지 아쉬운 건 음성보다 번역본이 30~40초 정도 느리게 나온다는 점이었다. 한 단락을 다 듣고나서야 번역이 시작되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차가 발생했다. 

1시간의 어닝콜이 끝나자 전체 내용을 요약, 분석한 화면이 나타났다. AI가 핵심 키워드와 함께 가이던스, 실적 내용, 질의응답에서 나온 회사 가치에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을 정리해줘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실시간 스트리밍을 놓친 투자자들을 위한 다시듣기 기능도 마련돼있다. 원하는 종목을 검색해 어닝콜 다시듣기 탭을 누르면 스트리밍 화면이 나온다. 듣고싶은 부분만 선택해 들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애널리스트 질의응답 부분만 듣고싶다면 실시간 번역 화면을 쭉 내려 원하는 단락을 누르면 그 부분부터 재생된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이번 엔비디아 어닝콜에 들어온 유저수는 4만461명으로 어닝콜 라이브 중 역대 가장 많았다. 동시간 최대 접속자수는 1500명으로 집계됐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이 달 초 정식 오픈 이후 서비스 이용자 수가 주당 15만명을 넘어서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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