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주주충실의무' 도입하면 뭐하나..."법원판단, 글로벌 기준 못 따라가"

  • 2025.09.22(월) 11:28

기업거버넌스포럼, 22일 태광산업 EB발행관련 세미나 개최
"법원, '자산설'로 해석했지만 EB발행은 신주발행과 동일" 지적
"자사주 기반 EB발행 시에도 기존 주주 이익 보호절차 거처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22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자기주식 교환사채의 법적 쟁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김보라 기자

지난 7월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자본시장에 적용 중이다. 주주충실의무에 대한 지배주주 및 소수주주의 이해가 다르면 필연적으로 소송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태광산업자기주식을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EB) 발행을 놓고,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이 법원에 제기한 발행 무효 가처분 신청도 이사충실의무 관점에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법원은 자금조달 결정은 이사회 경영판단으로 존중해야 한다며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렸다. 태광산업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법원은 자사주가 회사의 자산으로 신주를 발행하는 전환사채 등과는 결이 다르다는 해석을 내렸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법원의 회계 지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가 있다는 점이 드러난 사례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2일 서울 여의도 IFC에서 '자기주식 교환사채의 법적 쟁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태광산업 케이스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 6월 태광산업은 보유한 자사주 전량(총 발행주식수의 24.41%)을 기반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이 회사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정부가 자사주 의무소각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과정임에도 급작스럽게 대량의 자사주로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한 것은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지 않고, 이사회의 충분한 검토가 없는 등 주주충실의무에 위반된다며 법원의 두 차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두 건의 가처분에 대해 법원은 모두 기각 결정을 내리며, 태광산업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법원은 '자산설'의 입장으로 태광산업의 자사주를 바라봤는데 이는 신주를 발행하는 전환사채와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 발행을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즉 자사주는 이미 발행한 주식이고 이를 처분해도 자본금 변동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해석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은 신주를 발행할 때는 경영상 목적이 필요하다고 봤지만 태광산업의 교환사채 발행은 신주발행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경영상 목적이 필요 없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옥렬 교수는 법원의 해석과 달리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은 신주발행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사주의 '자산설'이 잘못된 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이 신주를 발행해 현금이 들어오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사주를 회사의 자산으로 보든 미발행주식으로 보든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교환사채 발행으로 주주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는 것이 옳다"며 "이번 태광산업 교환사채 발행은 법원의 한계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는 "이번 태광산업 사건으로 자사주에 대한 법원의 판례 변경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법원은 자사주를 회사의 자산으로 봤지만, 자사주는 처분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율에 변동이 발생하는 만큼 다른 자산과 다르다"고 말했다. 지분율 변동은 주주의 지위에 대한 직접적·구체적 영향을 주고, 자사주를 처분하면 의결권과 배당권도 부활하는 만큼 자사주 처분은 다른 자산 처분과 달리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자사주를 처분할 경우 신주발행과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자사주를 기반으로 교환사채를 발행할 때도 기존 주주의 이익을 보호(신주인수권 배정 등)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남우 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상법 개정으로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의무가 시행됐고 상장사의 눈높이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다"며 "하지만 생각지 못한 돌발악재가 발생했고 이번 태광산업 케이스를 보면 법원의 회계 지식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괴리가 있다는 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