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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IPO 후폭풍]소문난 우주 잔치, 국내투자자는 문전박대

  • 2026.06.15(월) 14:02

개인 청약 불발→전문투자 매매불가→'0'주 배정 충격
일본 증권사들은 7배 넘는 22억달러 배정받아
미래에셋그룹 기관투자로 스페이스X투자 늘려

지난 주말 스페이스X IPO(기업공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세기의 IPO에 동참하지 못한 국내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커진 상황이다.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스페이스X IPO 인수단에 참여한 미래에셋증권이 공모물량을 단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소문난 잔치에 문전박대 당한 꼴이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역사상 최대 규모인 750억달러 조달에 성공하고, 상장 첫날 주가가 19% 급등하는 등 성공적인 나스닥 데뷔무대를 치렀다.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의 박탈감은 더 커질수도, 혹은 그 반대로 바뀔수도 있지만, 당장은 과도해진 기대감 탓에 생긴 비난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부터 국내 일반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스페이스X 공모주를 대거 배정할 것처럼 시장의 분위기를 띄운 탓이다.

개인 불발 → 전문투자 당일 매매불가 → 공모주 '제로'

지난 4월 1일 스페이스X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S-1)를 비공개로 제출하면서 국내에도 상당한 양의 공모주 청약 기회가 점쳐졌다. 

미래에셋그룹 글로벌전략가(GSO) 지위로 스페이스X 투자 전면에 섰던 박현주 회장은 잇따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대한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연결하겠다"고 개인 투자자에게 기회를 줄 것임을 공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신청한 스페이스X 공모물량은 약 50억달러, 한화 7조5000억원 수준으로 상황에 따라 10조원까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덩달아 국내 개인 투자자들도 해외 대형 IPO에서 싼 값에 공모주를 받을 기회가 생긴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의 공모절차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개인 투자자 공모는 불발됐다. 우리 금융당국은 규정대로 국내에 맞는 청약절차를 요구했고, 스페이스X 역시 앞서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한국에선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만 제공된다고 적시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소수의 개인전문투자자들과 기관들만을 상대로 한, 사모 형태로 방향을 전환했다. 그런데 이마저도 결국 엎어졌다. 지난 5일과 8일 이틀 간 5억달러 물량의 전문투자자대상 청약이 1분여만에 마감하는 등 열기를 보였지만, 이번엔 양국간 예탁절차의 차이로 청약주식의 국내 입고가 늦어진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청약에 성공해 상장 직전에 공모주를 배정받더라도 당장 주식 입고가 되지 않고, 이에 따라 상장 당일 매매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미래에셋증권은 결국 10일 사과와 함께 청약철회 안내를 내보냈다. 상장 당일 매매가 불가하니 철회할 고객은 철회하라는 안내다.

모든 절차에서 걸림돌에 걸려 휘청였던 스페이스X 청약에 쐐기를 박는 소식이 바로 상장 당일(12일) 전해졌다.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미래에셋증권에 "개인투자자 대상 배정 공모주가 없다"는 메일을 보낸 것이다. 명확한 이유도 없이 단순히 공모주 배정이 없다는 통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받은 청약 증거금 전액을 13일 새벽에 모두 환불처리했다.

개인투자자 패싱한 한국, 글로벌서 패싱당했나

골드만삭스의 일방적 통보에 미래에셋증권도 큰 혼란을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12일 아침 스페이스X가 공유한 증권신고서에는 231만주, 3억1200만달러의 공모주를 배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신고서에는 미래에셋증권뿐만 아니라 일본의 미즈호증권 등 다른 글로벌 인수단의 배정물량도 231만주로 동일했다.

골드만삭스측은 배정 번복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고, 미래에셋증권측도 아직 명확한 이유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설명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각 인수인이 실제 배정받는 판매 물량은 대표주관사의 최종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며 대표주관사의 재량을 인정하면서도 내부적으로 충격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공모주 '제로' 메일 수신당시의 상황을 "공포와 충격 그 자체였다"고 전했다.

시장에선 최초 개인 투자자대상 공모청약이 불발되면서 공모규모 자체가 크게 줄어든 것이 글로벌 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인수단으로 참여한 미즈호증권이 라쿠텐증권, SBI증권과 함께 일본에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62억달러 규모의 청약을 이끌어 냈다. 이에 따라 실제 배정물량도 22억달러로 예상배정액의 7배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이 개인 전문투자자 대상으로 5억달러를 청약받은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특히 일본의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일본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인 NISA에서도 스페이스X 공모주 투자가 가능한 점이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끈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초 개인투자자들에게 IPO물량의 30%를 배정하겠다던 스페이스X가 20% 수준으로 개인 대상 물량을 축소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CNBC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글로벌 기관들의 강력한 수요로 인해 개인투자자 배정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최대 30%에서 20% 초반대로 축소 상장했다.

결국 글로벌 전체 수요측면에서 기관물량이 급증하면서 개인투자자 배정물량은 일본처럼 개인 수요가 몰린 곳으로 보다 집중적으로 배정된 셈이다.

개인 배정 실패한  미래에셋, 자체 투자는 성공?!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공모주 배정 실패와 별개로 미래에셋그룹은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투자한 물량의 공모주를 따낸 것으로 확인된다. 별도로 미국현지에서 기관으로 스페이스X IPO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에이펙스일반사모투자신탁' 펀드를 설정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이 3억3000만달러, 미래에셋생명이 1억3000만달러를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총 4억6000만달러, 한화로는 약 7000억원 규모로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펀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미국법인이 투자를 진행했는데 실제 공모주는 그 절반 수준을 배정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국 현지 법인에서 모건스탠리를 통해 기관배정을 받은 것으로 국내에서 추진한 공모물량과는 다른 것"이라며 "정확한 물량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스페이스X 대표 주관사 중에서도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전체 IPO물량을 결정했다면, 모건스탠리는 그중에서도 기관배정을 전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에셋그룹이 기관차원에서 공모물량을 받으면서 미래에셋그룹 전체적인 스페이스X 투자규모는 더욱 커졌다. 미래에셋증권의 당초 스페이스X투자규모는 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1분기말 기준 장부상 평가액은 3조3000억원이며, 이번 IPO이후 약 1조3000억원의 평가이익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모주 투자가 더해졌으니 스페이스X 투자가치는 6조원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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