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내건 모토로라가 주력 제품의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삼성전자 등 경쟁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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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전략 제품인 '모토X' 16기가바이트(GB) 모델 가격을 통신사 약정없이 기존 550달러에서 399달러(한화 42만원)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12월에 모토X 가격을 일시적으로 349달러로 낮춰 판매한 적이 있으나 이번 가격 인하는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이다.
이로써 모토X는 경쟁 모델이자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갤럭시S4'보다 저렴해졌다. 갤럭시S4(16GB)는 미국 버라이즌에서 약정없이 6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는 모토로라 제품과 마찬가지로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운영되는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고사양 제품이다. 또 다른 경쟁 모델인 애플 '아이폰5S(16GB)'는 약정없이 미국에서 650달러에 팔린다.
모토로라의 이번 가격 인하는 전략적이다. 지난해 구글 품에 안긴 모토로라는 마진을 최대한 줄인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승부수로 내놓았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모토로라는 삼성전자 정도의 비용을 쏟을 수 없어 차별점을 만들어야 했는데 그것이 바로 저가의 모토G"라고 밝힌 바 있다.
모토로라가 지난해 11월 내놓은 저가폰 모토G는 미국 시장에서 약정없이 17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저가 모델이 버라이즌에서 250달러에 팔리는 것보다 저렴하다.
전문가들은 단말기 가격을 통신사 약정없이 저렴하게 책정하는 전략은 미국 시장 밖에서 더욱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통신사로부터 단말기 보조금을 받지 않고 직접 구입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나라에서 모토로라의 가격 정책이 통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모토X는 북남미 지역에서만 팔리고 있으며 이번 가격 인하도 미국 시장만 대상으로 한다.
모토로라가 모토X의 가격을 399달러로 낮춘 것은 경쟁사들보다 단말기 판매로부터 벌어들이는 이익을 대폭 줄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토X(16GB)의 부품 비용은 총 2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갤럭시S4와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가운데 3분이 2 이상을 모바일 디바이스 판매에서 거뒀다. 같은 기간 모토로라는 거의 20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과 대조된다.
모토로라의 이번 가격 인하는 모토X의 판매를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모토로라가 지난해 8월 모토X를 내놓은 이후 3분기에 스마트폰 50만대 가량을 판매했을 것으로 집계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는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현재 1000만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