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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中왕홍을 긁어 모으는 이 남자…

  • 2017.06.23(금) 15:20

中 푸단대 졸업후 단순 컨설팅 벗어나 차별 아이템 선택
왕홍과 기업간 연결…객관적 데이터 통해 양측 만족시켜

▲ 김성식 투에이비 대표.

 

중국판 인터넷 스타 왕홍이 이끄는 중국 MCN(멀티채널네트워크) 시장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왕홍의 영향력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시장이 활발하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왕홍 파피장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팔로어가 2300만명이 넘는다. 이런 영향력을 활용하는 것이다. 파피장은 화장품 브랜드 릴리 앤드 뷰티의 상품 판매를 인터넷 생방송에서 진행하며 17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거대한 중국 시장을 노리는 한국 기업들도 왕홍 마케팅을 활용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왕홍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너무 커지면서 SNS 팔로어 수를 부풀리는 등 왕홍의 영향력을 조작해 부당한 이익을 가져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왕홍 마케팅 시장이 혼탁해지면 불신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을 파고들어 비즈니스 모델로 만든 스타트업이 있다.

투에이비(TWOAB)는 1만3000명이 넘는 왕홍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최적화된 마케팅 방법을 제시하는 스타트업이다. 왕홍의 실제 팔로어 수, 활동 방식 등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왕홍 마케팅이 필요한 국내 기업에게 최적화된 왕홍을 추천, 판매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월 설립된 이 회사는 애경, LG생활건강, 동화면세점 등이 의뢰한 중국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경험을 살려 왕홍 빅데이터 플랫폼인 엔터차이나를 최근 오픈했다. 김성식 투에이비 대표를 만나 관련 얘기를 들었다.

 

▲ 김성식 투에이비 대표.


-왕홍 마케팅 분야로 스타트업을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선생님께서 중국이 유망하다며 중국 대학 진학을 권하셨습니다. 그걸 계기로 중국 푸단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습니다. 지난 2004년에 중국에 가서 지난 2011년에 졸업했죠. 그 사이 중국 IT 기업들의 성장세가 매우 빨랐죠. 그들이 중국만의 스타일로 발전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는 그런 사례를 알리는 미디어 채널이 없었습니다. 대학 선후배 7명이 창업했습니다. '차이나다'라는 회사였습니다. 

 

-무슨 일을 주로 했죠

 

▲저는 '두두 차이나'라는 중국 전문 미디어 서비스를 했습니다. 중국 뉴스를 많이 보고 한국어로 번역하고 알리는 일이었습니다. 한국 기업 대상으로 중국 관련 보고서나 컨설팅을 진행하고, 한국 기업이 중국에 나갈 때 필요한 업무를 대행하기도 했습니다. 회사는 특정 시점부터 '차이나탄'이라는 중국어 교육 서비스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를 꿈꾼거군요

 

▲네, 다른 사업을 꿈꿨습니다. 지금의 왕홍 마케팅 기업이죠. 창업 당시 한국 기업은 왕홍 활용 방법을 잘 모르고, 중국 기업은 한국과 협력하고 싶어도 정보가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서로 속인다고 생각는 부분도 있었죠. 저희가 이걸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창업을 준비해서 저를 포함 AB형 2명이 투에이비를 설립했습니다. AB형 두명이 만든 회사라 사명도 투(Two) 에이비(AB)입니다.

▲ 투에이비 사무실 풍경

 

-두 번의 창업 과정 중 힘든 점은 없었는지요

 

▲늘 힘들었죠. 첫 창업 때는 투자를 받은 것도 없고, 학생들이 시작한거라 급여도 거의 없었습니다. 주말도 없었고 하루 세 시간 이상 잔 기억이 없습니다. 사무실에서 씻고 자고 일했죠. 하지만 재미있게 했습니다. 저희끼리 뭔가 해내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죠. 무엇보다 중국과 한국을 다 알면서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거의 없다보니 스스로 배우면서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경력 없는 학생들이 주축된 회사라 중국과 한국 기업 모두를 상대하는 건 버거웠을텐데요

 

▲업무적으로 마케팅 경력이 있는 회사가 아니다보니 신뢰를 쌓는 것이 쉽지 않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됐습니다. 투에이비는 차이나다 운영 과정에서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가 있어 첫 창업 때보다는 수월했습니다.

 

-이제 핵심 서비스에 대한 얘기해보죠. 엔터차이나는 어떤 배경에서 기획했나요

 

▲어떤 왕홍의 SNS 팔로어 수가 100만명이라고 말한다면 그중엔 허수도 많습니다. 콘텐츠에 대한 호감을 뜻하는 '좋아요'나 댓글도 조작이 가능합니다. 누가 진짜 좋은 왕홍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얘기죠. 한편으로 왕홍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뷰티 분야 왕홍의 경우 색조 전문, 기초화장 전문으로 나뉘는 식이죠. 명확한 타깃 마케팅을 하려면 이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엔터차이나는 왕홍의 실제 영향력과 개별 왕홍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 투에이비의 왕홍 빅데이터 플랫폼 '엔터차이나'

 

-어떤 기술이 적용됐는지 궁금하고요. 아울러 이런 비즈니스모델은 진입장벽이 높은지요

 

▲베이징에서 중국 개발자들과 1년 동안 개발했습니다. 일단 중국의 4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 왕홍의 팔로어 수 변화 등 빅데이터를 크롤링합니다. 정보를 긁어낸다는 뜻입니다. 여기까지는 쉽습니다. 이런 정보는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쉽게 파악할 수 있으니까요. 저희는 약 3000명 왕홍의 큐큐·위챗 등 SNS를 통해 소통하고 직접 만나면서 어떤 브랜드와 어느 정도 비용을 투입했을 때 어떤 효율이 있는지 분석해 마케팅 정보를 생산합니다. 이 정도로 할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으므로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진입장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객사 반응이 어떤가요

 

▲기업들의 반응이 좋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연 매출은 지난 2015년 10억원이었던 것이 작년 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는 155억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거래 추이를 보면 그렇습니다. 최악의 상황이라고 해도 100억원 수준일 것입니다. 게다가 저희는 많은 부문을 자동화한 덕에 비용이 적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겼습니다.

 

-앞으로 계획은요

 

-한국과 중국 업체가 직접 거래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안착시키고자 합니다. 현재 모구지에, 타오바오, 루한 등 유명 중국 플랫폼과 협약을 맺어 한국 업체가 쉽게 입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 일단 B2B(기업 간 거래)로 시작해 B2C(기업 대 고객 거래)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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