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표기업 소니가 간판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로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소니 게임 한국법인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니가 반도체와 게임 등 주력 사업들의 성장에 힘입어 부활의 조짐을 보이면서 한국에 진출한 사업 법인들도 대부분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6일 소니의 한국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는 2016회계연도(2016년 4월~2017년 3월) 매출이 전년(1034억원)보다 400억원 이상 늘어난 146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80억원)보다 82% 증가한 146억원으로 역시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이 100억원대를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 개선폭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처음으로 두자릿수인 10%를 찍었다.
SIEK는 소니의 게임기 및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등을 위해 지난 2001년 8월에 설립한 한국 법인이다. 작년까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란 사명을 쓰다가 소니 그룹의 게임 사업 부문이 통합(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소니네트워크엔터테인먼트인터내셔널)되면서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SIEK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주력 게임기인 PS4 흥행이다. 소니는 지난해 PS4(2013년 출시)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PS4 프로(Pro)와 가상현실(VR)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S VR 모델을 추가로 내놓았는데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가상현실 모델은 작년 10월 출시 이후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관련 게임 소프트웨어 수가 100개를 넘기도 했다. 소니는 PS4의 누적 판매대수가 작년 말까지 7800만대로 집계했다. 올해 판매대수는 18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소니그룹은 사업을 크게 ▲휴대폰 개발을 담당하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과 ▲플레이스테이션 등 게임을 맡는 게임·네트워크서비스(G&NS) ▲디지털 카메라 등을 개발하는 이미징프로덕트&솔루션(IP&S) ▲TV와 오디오를 이끄는 홈엔터테인먼트&사운드(HE&S) ▲영화 ▲음악 ▲금융 등으로 나누고 있다.
아울러 한국에는 ▲소니코리아(휴대폰 등 제품 판매 및 AS)와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게임기 및 소프트웨어 판매)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음향·영상 판매) ▲소니픽쳐스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영화 배급) 등 4개 법인을 두고 있다.
소니는 최근 게임을 비롯해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하는 이미징센서 부품, TV와 모바일 등 대부분의 사업이 살아나면서 왕년의 실적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소니는 지난달 23일 경영 설명회를 열고 2017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역대 두번째인 5000억엔(약 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소니의 한국 법인들이 대부분 눈에 띄게 재무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소니 전자제품 판매 및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고 있는 소니코리아는 이미징센서 사업 개선에 힘입어 2016회계연도 영업이익이 275억원으로 전년(154억원)보다 79% 늘었다. 8년 전 33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이후 최대 규모다.
음향 사업을 담당하는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이 기간 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전년 7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이로써 2012년 5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4년간 이어졌던 적자 늪에서 5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외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지난 2014년 국내 사업을 접었던 소니픽쳐스홈엔터테인먼트코리아(헐리우드 영화 직배사)는 최근 다시 문을 열고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1990년에 설립한 이 법인은 국내에서 영화 핸콕과 2012,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등의 영화와 애니메이션을 배급하다 2014년 11월 개봉했던 퓨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