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폭을 줄이면서 살아나는듯 했던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이 전략폰 G6의 판매 부진 탓에 또 다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하반기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사업 부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휴대폰을 제외하면 LG전자의 에어컨과 세탁기 등 백색가전과 TV 사업이 글로벌 판매 호조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 확대에 힘입어 뚜렷한 성장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 MC사업본부, 1324억원 영업손실 '또 적자'
LG전자는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 2분기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 연결 영업손실이 1324억원으로 전년동기 1535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MC부문은 지난 2015년 3분기 7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무려 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LG전자는 작년말 사업 조직을 개편하면서 모바일 액세서리를 담당하는 컴패니언 디바이스 사업부를 MC부문 산하로 이관하고, 올 2분기부터 관련 사업 실적을 반영했다.
이전 실적에도 소급해 적용했다. 이를 적용하면 MC부문의 과거 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올 1분기에는 당초 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37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낸 것으로 수치가 완전히 달라진다. LG전자 측은 "컴패니언 디바이스 사업부의 규모가 크지 않아 이전 실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으나 올 1분기의 경우 MC부문 영업손실 규모가 워낙 작아 흑자로 바뀐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MC 부문 매출은 2조7014억원으로 전년동기(3조3258억원)에 비해 5000억원 가량 줄었고 전분기(3조122억원)에 비해 3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소급 적용해 따져도 매출은 전년동기(3조4212억원)에 비해 21% 감소했고, 전분기(3조917억원)에 비해서도 12.6% 줄었다.
◇ 전략폰 G6 예상외 부진
한때 '휴대폰 명가'였던 LG전자의 위상이 떨어진 것은 전략폰 G6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고 제품 판매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 판매가 기대치를 하회했고 메모리 등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판가 인상 영향으로 매출이 전분기 대비 13%, 전년동기 대비 21%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올 2분기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1330만대로 전분기에 비해 10%, 전년동기에 비해 4%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증권가 예상치(현대차투자증권 1530만대)를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프리미엄폰 판매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올 3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신형 전략폰 판매로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보급형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가격 경쟁도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예상했다.
증권가에선 MC본부의 부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이 예상한 올 3분기 MC사업본부 적자 규모는 1000억원, 4분기에는 6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 프리미엄 가전제품, 든든한 '효자'
휴대폰을 제외한 다른 사업에서는 호실적을 이어갔다.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H&A 사업본부는 국내에서 에어컨, 세탁기 외 공기청정기, 건조기 등이 판매가 늘어난데다 북미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1.7% 늘어난 5조2518억원을,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4657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본부는 프리미엄 TV 판매가 증가하며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1000억원 가량 증가한 4조2349억원을, 영업이익은 패널가격 상승 여파로 137억원 감소한 3430억원을 기록했다.
전장부품을 이끄는 VC 사업본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의 신규 거래선이 추가되면서 외형이 불어났다.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38% 늘어난 8826억원을 달성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164억원으로 전년동기 168억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 양대 사업을 주축으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H&A사업본부는 노크온 매직스페이스 냉장고, 트윈워시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확대 출시하고 지속적인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HE사업본부는 하반기 TV시장의 성수기 진입에 대비해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마케팅 활동을 펼쳐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MC사업본부는 G6의 패밀리 모델 라인업을 보강하고 V20의 후속작과 G6의 디자인과 편의기능을 계승한 Q6 등을 성공적으로 출시해 판매를 늘릴 계획이다. 이 외 VC에서는 GM ‘쉐보레 볼트 EV’의 출시를 발판 삼아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