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방송프로그램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예능프로그램 '비행소녀(MBN)'는 비혼주의 연예인들의 실제 일상을 보여주고,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tvN)'도 결혼보단 자유연애주의를 추구하는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비혼족으로 인해 2020년이면 1인 가구가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통계청 발표)되는 가운데 싱글남녀들은 경제적 부담을 비혼족을 자처하는 이유로 꼽고 있었다. 또 여성들의 출산고충 등에 따른 유급휴가, 수당지급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빅데이터 서비스 스마트인사이트가 지난 2015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소셜네트워크(SNS)·블로그·카페·뉴스·게시판 등을 통해 조사한 비혼 관련 글 12만67건을 분석한 결과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비혼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건수는 2015년 30만2828건에서 2016년 28만1635건으로 감소세다. 마찬가지로 스마트인사이트 조사에 따르면 '비혼'을 언급한 온라인 버즈량(언급 횟수)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버즈량은 2015년 상반기 대비 약 20배 증가했다.
'결혼 꼭 해야 하나', '비혼을 권하는 편인데', '싱글로 살면서 월 300(만원) 벌면 뭐든 할 수 있지만 결혼해서 월 300(만원) 벌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등 비혼 관련 다양한 언급들이 온라인에 노출됐다.
▲ 연도별 버즈량이 많은 비혼 관련 키워드 [자료=스마트인사이트] |
비혼 언급에는 경제적 이슈들이 도드라졌다. 온라인에서 사람들은 비혼을 바라보는 사회 시선과 혼인제도 등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는데 연도별로 언급된 키워드가 달라지는 양상이 보였다.
2015년에는 정부의 저출산 대책이나 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비혼 원인이 청년일자리 문제이기 때문에 임금피크제·근로시간 단축 등의 고용관계 개선 등에 대한 언급이 주를 이뤘다.
2016년에는 결혼율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과 비혼주의가 가장 대립하는 시기였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가 도입하고자 했던 혼인세액공제(결혼한 신혼부부에게 1인당 50만원의 세액공제 해주는 제도)와 비혼장려정책의 두 가지 키워드가 온라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또 행정자치부가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출산통계를 담은 대한민국 출산지도에 대한 비판 여론도 상당했다.
2017년에는 비혼주의가 더 확대되고 출산여성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었는데, 지난 19대 대선 당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비혼커플·미혼모를 법적보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결혼은 해도 출산은 하지 않겠다는 비출산, 출산한 여성들에 대한 유급휴가·수당지급 등의 실질적인 경제적 복지정책 마련에 대한 언급 횟수도 많았다.
비혼 선택 이유로는 육아와 직업적 커리어 다음으로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가장 많이 언급된 육아와 직업적 커리어는 출산시 남성보다 여성이 일을 그만두고 일명 독박육아·살림하는 현실로 인해 여성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 남성보단 여성들이 비혼에 대한 관심과 표현횟수가 많았다. [자료=스마트인사이트] |
성별로 보면 비혼을 언급하는 건수는 여성이 73%로 압도적이었다. 남성은 고용 불안정 등 경제적 부담으로 '삼포세대(취업·결혼·출산포기)'를 자처하는 분위기였지만, 여성의 비혼 선택은 개인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려는 적극적인 선택의 결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인사이트 측은 "바쁜 일상에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비혼에 대한 의견, 비혼족의 일상들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특히 남성대비 여성들이 비혼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