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이 국내에서 쇼핑 기능을 강화하고 있어 관련업계를 긴장 시키고 있다. 국내 월 사용자만 1000만명에 이르는 인스타그램이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사업 확대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스타그램에서 유통되는 쇼핑광고는 매력적인 사진과 동영상으로 포장해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형태여서 소비자 거부감이 덜하고, 사진을 클릭만 하면 구매로 연결되는 방식인 까닭에 국내 쇼핑 사업자들도 이같은 공세에 대응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지난 5월 사진을 누르면 상품구매 웹사이트로 넘어가는 쇼핑 기능을 추가한 뒤 지난달에는 '스토리'에도 쇼핑 기능을 넣었다. 스토리는 사용자가 업로드한 사진이나 영상이 24시간 뒤 사라지는 콘셉트 덕에 젊은 SNS 사용자 사이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다. 시간 제한 기능은 구매로 이끄는 심리적 유도 장치가 되기도 한다.
이어서 최근에는 '둘러보기'에도 쇼핑 기능을 적용하기 위해 테스트하고 있다. 둘러보기는 만화, 음식, 스포츠, 미용 등 주제별로 사진·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여기에 쇼핑 카테고리를 추가한다는 얘기다.
특히 이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가 클릭했던 사진·동영상 등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한 쇼핑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인스타그램 곳곳에 쇼핑 기능을 심어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강화하는 셈이다.
더 나아가 모회사인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별도 쇼핑 앱을 개발해 세계 1위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경쟁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외신에서 나온다. 이는 인스타그램이 별도 동영상 플랫폼 'IGTV'을 인스타그램 앱 내에서 키우고 있는 것과 유사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성장 시나리오다.
▲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 [사진=인스타그램] |
월 사용자수 1800만명을 기반으로 국내 모바일 광고 시장에 뿌리를 내린 페이스북과의 시너지 효과도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사용자는 둘을 연동해 이용할 수 있으며, 사업자들이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이용하려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야 한다.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올 상반기 국내 인터넷 동영상 광고로 930억원(전체 시장의 32.4%) 매출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SNS에 광고·쇼핑 기능이 많이 들어가면 사용자의 반감을 사서 사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기존 인식이었으나, 최근 SNS 사용자들은 이에 대한 거부감이 적어 이런 수익화 전략이 통하는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에 따르면 광고처럼 보이지 않는 광고인 '브랜디드 콘텐츠'를 시청한 사람의 34%가 실제 구매에 나설 정도로 광고·쇼핑 콘텐츠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이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가장 많이 조회되는 영역 중 30%도 광고와 쇼핑 기능을 담은 비즈니스 계정이라고 한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매력적이고 시각적인 콘텐츠가 중요한 뷰티, 패션 분야에서 사진 SNS 인스타그램의 쇼핑 기능이 각광받고 있다"며 "성공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데, 의류 브랜드 스피어민트러브는 인스타그램 쇼핑 기능을 통해 트래픽이 25%, 수익이 8% 늘었고, 헤어 스타일링 브랜드 타임은 트래픽이 44%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도 의류·화장품 브랜드와 백화점을 중심으로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은 쇼핑 기능 이용에 별도 수수료가 전혀 없다는 점을 내세워 사업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앱을 개편하며 쇼핑 카테고리를 앱 전면에 내세우고 사진과 동영상 및 개인화한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배경도 이런 글로벌 플랫폼의 공세를 방어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존 네이버 앱은 젊고 트렌디한 부분에서 보면 적절치 않은 사용자 환경이었다"며 "또한 네이버 앱을 쇼핑 용도로만 쓰는 사용자도 많은 점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