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SNS 인스타그램의 신임 대표 아담 모세리(Adam Mosseri)가 최근 방한했습니다.
그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인스타그램의 수장이 공식 방한한 것 자체도 처음이죠.
특히 아담 모세리 대표의 방한은 작년 10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인스타그램의 최고경영자가 도대체 왜 수많은 나라 가운데 한국에 가장 먼저 방한했을까 관심이었습니다.
◇ 한류 스타·e스포츠에 높은 관심
인스타그램은 국가별 사용자 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나, 한국의 MAU(월간 활성화 사용자)는 1000만명 수준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전세계 MAU가 10억명인 점을 보면, 한국인 1000만명은 전체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시장 규모로 따지면 아주 작은 한국인 전체보다는 다른 쪽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실제로 아담 모세리의 방한 행보에서도 이런 관심이 두드러집니다.
지난 11일 아담 모세리는 서울시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는데, 뜬금없이 배우 김소현 씨를 초청해 상을 줬습니다.
김 씨의 인스타그램 계정이 '2018년 가장 많이 성장한 계정'으로 선정됐다는 이유에서죠. 참고로 김 씨의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710만명에 달합니다.
기업이 기자들을 초청해 개최하는 공식 간담회는 자사 사업과 관련 새로운 소식을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인스타그램의 간담회는 연예인 김소현 씨가 기자 간담회에 등장한 얘기 외에는 기사화할 내용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새로운 소식이 없어서 의아했습니다.
게다가 모세리 대표는 지난 10일에는 인기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LCK) 대회를 관람했다고 합니다.
e스포츠를 직접 경험하면서 관련 업계 크리에이터들이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및 IGTV와 같은 다양한 기능들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죠.
스토리는 24시간 후 사라지는 사진과 영상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기능이고, IGTV는 인스타그램이 유튜브 등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동영상 플랫폼입니다.
같은날에는 서울 강서구 SBS 공개홀에서 진행된 '인기가요' 녹화장을 방문해 인기 케이팝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 스토리에 공유했습니다.
인스타그램 관계자는 "한국의 인기 음악 방송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하고 K팝과 팬덤,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해당 녹화 현장을 직접 찾았다"고 설명했는데요.
이쯤 하면 인스타그램의 관심이 어떤 쪽인지 감이 옵니다. 한국 사용자보단, K팝과 e스포츠 등 한국 콘텐츠.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뭘 하겠다는 것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 한국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지원책 나올까?
답답해서 모세리 대표에게 직접 질문을 해봤습니다.
"한국인 사용자는 전세계 1%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다. 한국 사용자보다는 K팝이나 e스포츠 등 한국 콘텐츠에만 관심 있는 것 아니냐. 한국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등에 대한 지원 정책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없다면,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고 물었습니다.
모세리 대표는 "1%는 넘을 것"이라면서도 "한국 사용자가 다른 나라에 비해 스토리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한국 콘텐츠만을 위한 것은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스토리와 같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떻게 하면 각종 기능을 이용해 팔로어와 잘 얘기할 수 있는지 팁 등을 제공하며, 니즈에 맞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면서 인스타그램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쇼핑 서비스의 경우 나라마다 환경이 달라 그에 맞게 접근한다고 합니다.
알쏭달쏭합니다.
그러면서 K팝은 음악이지만 시각적 요소 또한 강하므로 IGTV에서 전세계인들이 한국을 잘 알 수 있도록 보여주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튜브에 비하면 영향력이 미미한 IGTV의 경쟁력을 한류 콘텐츠와 함께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으로 보입니다. 트위치 등이 기세를 올리고 있는 e스포츠 영역에서도 비슷한 전략이 구사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이런 설명을 들으면서 다른 글로벌 콘텐츠 기업이 떠올랐습니다. 세계적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넷플릭스입니다.
넷플릭스 역시 2016년 1월 국내 서비스 시작 이후 종종 개최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이 전략적 중요 시장이라고 매번 밝히지만, 정작 가입자 수 등 성과 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서비스 특징 정도나 소개하면서 물밑에서 콘텐츠 제작사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옥자, 킹덤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국인 사용자를 모으려는 시도보다는, 자사 플랫폼에 한류 콘텐츠를 넣기 위한 시도가 대부분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그동안 상반된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라는 설명과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플랫폼 종속 가능성을 높인다는 지적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