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클라우드 시장에 금융·공공 분야가 본격 개방되면서 KT가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시장 확보에 나섰다. 향후 5년 간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1000여명의 IT 전문 인력을 육성함으로써 연간 1조원 시장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KT는 국내 금융·공공시장을 겨냥한 사업 전략과 5G 인프라 기반 고객사의 비즈니스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한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KT IT 기획실 신수정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내 고객에게 KT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장점을 물어보면 아마존 서비스에 비해 '쉽다'는 점을 꼽는다"며 "4차 산업혁명과 연결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디지털 사업화에 있어 KT는 가장 강력한 대한민국의 자존심으로, 파트너로 위치하겠다"고 제언했다.
KT가 금융·공공분야 클라우드 서비스를 본격화한 것은 규제 완화의 영향이 크다. 그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금융회사 등은 보안 문제로 데이터를 가상공간에 담지 못하고 자체 서버를 구축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올해 금융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공공·금융 분야 클라우드 시장이 개방, 클라우드 시장의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작년 1조9406억원에서 올해 2조3427억원, 내년 2조7818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클라우드 도입률이 OECD 회원국 33개 국가 중 27위에 머물러 있다는 것도 시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 이유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민감한 개인정보와 공공기관 정보를 외국계 기업에게 맡겨야 하는, '데이터 주권 상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시장 개화에 따라 글로벌 IT공룡들의 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지는 추세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여기 더해 구글은 올해 초 국내에 별도 클라우드 법인을 설립해 내년 초 데이터센터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며, 오라클은 지난달부터 국내 첫 데이터센터를 가동 중이다.
이에 KT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인 노하우를 적용해 5G를 융합한 금융·공공 맞춤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이는 한편 5G 에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AI 응급의료, 미디어 스트리밍 서비스 등 5G시대 비즈니스 혁신을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4월 KEB하나은행이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GLN, Global Loyalty Network) 기반 시스템을 클라우드에 도입한 것이 금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제가 완화된 첫 단계다.
KT 인프라서비스단 이강수 단장은 "올해 금융 클라우드 가이드라인이 개정되면서 중요 데이터까지 서비스가 허용됨에 따라 지난 4월 KEB 하나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금융 시스템을 클라우드에 수용하기 위해 금융보안원을 통해 금융 가이드라인 적정성 테스트를 완료했다. 내달부터는 금융 통합 보안관제가 가능한 전용 클라우드를 추가 오픈해 금융사들의 클라우드 도입을 빠르게 지원할 예정이다.
신수정 부사장은 "금융·공공 분야는 예민한 문제 다루는 만큼 글로벌 회사에 맡기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지금도 1등이지만 시장이 이제 시작이니 확실하게 1등을 지키겠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