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첫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를 선보인지 3년째가 되면서 전체 시장 규모가 400만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대중화 시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이 내놓은 AI 스피커는 지난 3월 기준 약 412만대로 전년 200만대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은 SK텔레콤의 누구가 2016년 8월 말 공개된 이후 KT 기가지니, LG유플러스, 네이버, 카카오 등이 잇따라 진입하면서 경쟁에 불꽃이 튀고 있다.
특히 기기 판매량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는 KT의 '기가지니' 시리즈가 4월 말 현재 165만대 규모를 기록중이고, 3분기 내 200만대 판매를 자신하고 있어 연내 전체 시장 규모가 500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KT는 2017년 초 뒤늦게 시장에 진입했으나 IPTV 셋톱박스 형태로 판매 전략을 짜면서 급속도로 규모를 키웠다. KT 고위 관계자는 "기가지니 판매량은 10월중으로 200만대 돌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기기 판매량보다는 실제 사용자 수를 기준으로 출시 2년 째인 지난해 기준 MAU(월간 실 사용자) 400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다음주에 업데이트한 사용자 지표를 공개할 예정이어서 어느 정도 규모로 성장했을지 관심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4월 디스플레이 탑재형 AI 스피커를 내놓고 키즈 콘텐츠에 공을 들이면서 사용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한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판매량 극대화보다는 자사 AI 플랫폼을 다양한 사업자에 공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LG유플러스, 카카오는 CJ헬로 등 다양한 파트너와 손잡고 시장을 공략중이다.
전국 휴대폰 매장이 풍부한 통신사와 달리 오프라인 유통망이 현저히 부족한 탓으로 풀이된다. 온라인으로 비대면 판매하기엔 여전히 생소한 제품이다.
다만 음성 인식 기반 AI 플랫폼 경쟁력은 통신사 못지 않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네이버의 경우 MAU가 지난 6월 기준 3800만명에 이르므로 이 가운에 일부만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해도 상당한 규모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AI 스피커는 다른 상품과 함께 판매되거나 할인 프로모션이 대거 투입된 측면도 있다"며 "질적인 성장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