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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 청문회 '적격성' 공방

  • 2019.08.30(금) 15:57

한국당 "조국에 감사해라" vs 민주당 "적합한 인물"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대회의실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중립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는 방송통신 시장 특성에 맞게, 이와 관련된 후보 적격성이 논의됐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 후보자 "원칙·소신 갖고 적극적으로 과제 추진"

한상혁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5G, 인공지능, 빅 데이터와 같은 기술 발전에 따라 플랫폼과 콘텐츠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미디어 소비는 모바일 기반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며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의 국내 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의도된 거짓 정보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여론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며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용자 권익 침해 사례들이 한층 더 복잡 다양해지면서 국민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가 방통위원장 취임 후 추진하겠다고 밝힌 과제는 ▲방송 공공성 강화를 통한 국민 신뢰 회복 ▲공정 경쟁 환경 조성 및 방송통신 산업 발전 ▲자율·책임 공존하는 인터넷 생태계 조성 ▲개인정보 침해 등 이용자 피해 예방·구제 노력 등 총 네 가지다.

한 후보자는 "원칙과 소신을 갖고 이같은 과제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野 "자료 제출 부실…청문회 적법 절차 먼저 확인해야"

이날 인사청문회는 초반부터 고성이 오갔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격적인 청문회 시작 전부터 자료 제출을 강력히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비례대표는 "청문회의 목적은 후보를 검증하고 적합한 인물인지 보는 것인데 변론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자료 제출이 되지 않으면 청문회 진행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도 "조국 후보가 '조로남불'이라고 불리는 것처럼 '한로남불'이 나올 수준"이라며 "후보자는 기고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국민들 앞에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남김없이 보여줘야 한다'고 했는데 이를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과방위 상임위원장인 노웅래 의원은 역시 "자료 제출이 미온적이거나 제출하지 않으면 계속 늦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 "특별한 이유 없이는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는 "사건 수임은 제 개인으로 한 것이 아니고 저는 법무법인 소속일 뿐이었다"면서 "법무법인과 의뢰인이 계약한 부분인 만큼 자료 제출은 판단 여부는 법무법인에 있어 함부로 약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자체가 위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통위원장은 법적으로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타의가 아닌 자의로 사퇴한 것이 명백히 밝혀져야만 청문회가 성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은 "청문회가 적법적인 절차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면서 "방송의 정치적 독립성 보장을 위해 방송통신위원장은 임기가 3년으로 보장돼 있는데, 이효성 위원장이 어떠한 이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는지 확인하지 않고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22일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임기를 1년여 앞두고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가 이효성 위원장과의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방통위원장에 압력을 넣은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간 정부는 가짜뉴스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주장한 반면, 이효성 위원장은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규제 원칙을 고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비례대표는 "증인 채택 여부는 청문 보고서 채택 과정에서 여러 차례 간사 간 협의가 된 부분"이라면서 "간사 협의 과정에서 증인 대신 참고인으로 부르는 것에 동의했으나 이를 한국당에서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위원장 사임이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한 압박으로 이뤄진 것인지 이 자리에서 대답을 듣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유한국당의) 정치 공세라고밖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효성 위원장은 사의 표명 이후 불거진 사퇴 외압 우려에 대해 "압력이나 타의에 의해 떠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국당 "언론계 조국" vs 민주당 "불의에 맞선 공정한 인물"

특히 이날은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를 '언론계 조국'에 비유하며 공격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의 학생 운동 경력을 언급하며 방어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의 공격 포인트는 변호사 시절 진보 언론의 변호를 맡은 점과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점이었다.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대학생 시절 완전히 운동권이었고 변호사 시절 좌편향 돼 있는 사건을 1800건가량 했다"며 "이렇게 편향적, 편파적인 인사가 중립성과 독립성, 공정성을 보장해야 하는 방통위원장을 맡는 것이 잘못됐다"고 짚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조국 후보자한테 감사해야 한다"며 "언론계의 조국이라고 불릴 만하다"고 힐난했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문재인 정부 인사 참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 개각은 역대급 인사 참사"라면서 "조국 후보의 비리가 핵폭탄급이라 가장 덕보는 사람이 한상혁 후보"라고 비판했다.

이와 달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운동권 시절 경험을 되짚으며 한 후보자를 보호하는 듯한 질문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후보자는 대학생 때부터 학생운동을 통해 불의에 대항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여기 더해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도 "경력으로 볼 때 민주화 운동을 하다 큰 피해를 보고 감옥도 다녀온 만큼 의지가 굳고 본인의 활동이 일관됐다고 생각한다"며 "힘들게 의지를 지켜온 후보자에게 일부 의원들이 좌파 이념 편향성을 내세우며 적합치 않다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후보자를 두둔했다.

한 후보자도 정파적 색채가 뚜렷한 점에 대한 지적에 대해 "개인 한상혁과 방통위원장으로서의 한상혁은 다른 존재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한 후보자 "가짜뉴스 규제, 표현의 자유 훼손 가능성 있다"

이날 한 후보자에게는 정책 질의도 있었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모두발언을 보니 방송통신 현안에 대해 두루 잘 파악했다고 돼 있으나, 양극화 관련된 부분이 빠져있다"며 "모두발언에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심각성이 없거나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니 현안 파악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상혁 후보자는 "언급은 안했지만 지역 방송의 어려움 이해하고 있고 여론 다양성과 지역성 위해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적해주신 부분 유념해 현황을 파악하고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대답했다.

가짜뉴스(허위조작정보)에 대한 표현에 자유에 대한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의 질문에는 "방통위가 가짜뉴스에 대해 법적인 규제 권한이 없으며 가짜뉴스의 범위 확정이 쉽지 않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지명 후 첫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가짜뉴스와 극단적 혐오표현은 규제 대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서는 "출근길에서는 방송의 공공성과 경쟁력 확대에대해 말했고 가짜뉴스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평소 생각을 말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2일 접속경로 변경행위와 관련해 페이스북이 방통위를 대상으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점에 대해서는 "방통위 처분 사유는 페이스북 접속변경 행위가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는 점"이라며 "패소 이유는 제도 미비 측면이 크다"고 대답했다.

현재 미비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한 후보자는 "현재 망 대가 문제는 전적으로 당사자의 사적 계약이기 때문에 정부 개입 여지가 적은데, 이런 부분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업들의 어떤 행위가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이용이 제한되는지 명확한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존 이효성 위원장이 유지해왔던 국내외 기업들의 역차별을 해소하겠다는 기조는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OTT 규제와 합산규제 문제에 대해서는 양측 입장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후보자는 "OTT가 향후 기존 방송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져올 수 있는데도 기존 방송과 다른 규제가 이뤄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불합리하다고 보지만,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현업의 문제 제기 또한 유의할만한 부분"이라며 "취임 이후 합리적인 규제 체계를 만들어가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설명했다.

또 "합산규제는 전반적인 산업발전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나 지역성 문제나 통신3사가 독점지위를 획득하면서 오는 부작용도 있다고 본다"며 "이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고 이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있을 수 있어 이를 예방하고 방지하는 것이 방통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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