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는 신종플루보다 전파력이 강하다. 서너 수를 먼저 내다보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주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처방안 토론회'에서 이재갑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전면전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바짝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2일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후 2개월 만에 세계 각국에서 2만452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중 492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는 현재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수는 "유입환자를 차단하고 지역사회 내 전파를 저지해야 하는데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섰다"며 "지금은 피해 최소화 전략으로 넘어가 전반적인 방역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것이 어려운 점은 바이러스가 어떤 형태로 발전될 지 모른다는 것"이라며 "중국 외 국가에서 입국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검역 강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주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나 신종 플루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자 1명이 평균적으로 1.4~2.5명에게 직접 바이러스를 전파하는데, 신종플루는 1.4~1.6명, 메르스는 0.4~0.9명에게 직접 전염이 가능하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증상 초기부터 전염이 될 수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보통 호흡기 바이러스는 증상이 강해질수록 전파가 잘 되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3번째와 6번째 확진자 전염 경로를 봤을 때 증상 초기부터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독일에서 제기된 '무증상 감염 전파' 사례에 대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상은 독감처럼 급격하지 않고 천천히 진행된다"며 "증상은 환자의 주관적 판단이기 때문에 민감한 사람은 빨리 느끼고 그렇지 않으면 증상이 없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종 감염병에 장기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전염병 분야는 시장 규모가 작고 산업화에 한계가 있어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시장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며 "인재개발 등에 정부가 직접 투자해 진단치료백신 개발과 비축, 인프라 확보에 앞장서야 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