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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사, 신종코로나 '공포마케팅' 눈살

  • 2020.02.06(목) 17:00

'중등도 폐렴 진단, 보험금 받을 수 있다'며 영업
실제 상병코드 달라 보험금 지급 어려울 수도
"공포마케팅에 보험 신뢰 떨어질까 우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 확산에 따른 공포가 커져가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가 과장된 광고로 고객을 모집해 '공포마케팅'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영업 조직들이 온라인상 블로그나 메신저, SNS채널을 통해 '신종코로나에 걸릴 경우 폐 관련 질환 담보 보험 가입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며 관련 보험상품들을 광고하고 있다.

이들은 신종코로나가 초기 '우한폐렴'으로 불린 것을 이용해 질병분류번호가 '상세불명의 바이러스 폐렴(J12.9)'에 해당해 중등도 이상 폐렴진단비로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한다. 확진 환자가 늘어나고 대중교통 등을 통해 매일 불특정 다수와 접촉하기 때문에 감염의 가능성이 높아 신종코로나를 대비한 보험을 준비해야 한다는 식이다.

사실상 신종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공포심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이용한 '공포마케팅'이다.

문제는 실제 신종코로나에 감염됐을 경우 이같은 보장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있다.

신종코로나는 정부가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는 질병으로 보건당국은 1월말 신종코로나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코드를 새롭게 신설했다. 신종코로나 감염 확진자는 U18.1, 검사를 통해 비감염자로 분류된 경우 Z11.5, Z20.8, Z29.0 등으로 기타 전염성 질환에 접촉했거나 노출, 특수선별검사나 격리가 필요한 상태로 지정했다.

여기에 지난 3일부터 보건복지부가 통계청 기준에 따라 신종코로나 감염 확진자의 상병코드를 U07.1로 변경해 적용하고 있다.

만약 신종코로나에 감염돼 확진을 받았을 경우 U07.1 코드가 사용되기 때문에 여기에 추가로 상세불명 바이러스 폐렴(J12.9)진단 코드를 받을 확률이 높지 않다. 신종코로나 감염 확진 이전에 환자가 동반하고 있는 병태에 따라 상세불명 바이러스 폐렴(J12.9) 코드를 부여받아 보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는 실상 신종코로나 발병에 따라 보험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단순 폐렴이 아닌 중등도 이상 폐렴진단의 경우 J12.9라는 진단코드 외에 추가로 일정수준 이상의 PSI점수를 받아야해 실질적으로 보험금을 받기도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PSI지표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폐렴진료 지침에서 환자의 중증도, 사망위험도에 따라 입원여부나 일반병동 또는 중환자실 치료 등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 지표다. 간질환, 뇌혈관질환, 악성종양 등 동반하는 질환여부와 호흡수, 맥박수 등 신체검진 소견, 검사실 소견 등을 합산한 것으로 매우 까다로운 점수체계를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등도 이상 폐렴 진단비의 경우 충족해야하는 조건들이 복잡해 보험금을 받기 어려운데 신종코로나가 '우한폐렴'으로 알려진 점을 악용해 일부서 공포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공포마케팅의 힘은 소비자들에게 매우 강력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해당 상품이 꽤 많이 팔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실제 신종코로나에 걸릴 경우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오히려 보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울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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