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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음원시장]②사재기 폐단에 음원차트 존폐 논란

  • 2020.03.04(수) 17:17

음원사재기 주원인 '실시간 차트' 전쟁
음원사이트, 차트 고집 이유 '수익성'

지난해부터 음원사재기 논란이 뜨겁게 이어지면서 업계가 시끄럽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 소식이 또 다시 흘러나오면서 지각변동까지 예측된다. 국내 업체들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던 음원시장 점유율도 유튜브 뮤직의 성장으로 이미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비즈니스워치는 변화하는 음원 시장 속 음원 사재기 논란과 음원 사이트 생존법을 탐색해봤다. [편집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할 말은 하고 싶네요! 저기요 선배들 후배님들 사재기는 하지 맙시다

작년 말 블락비 멤버 박경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던 '저격글'로 음원시장에서 잠잠했던 음원 사재기 의혹이 재점화됐다.

음원 사재기란 음원사이트 내 차트 순위를 조작하는 것을 뜻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트리밍'을 돌리면 된다. 스트리밍은 인터넷이 연결된 기기에서 실시간으로 음원을 재생하는 것이다. 공기계 단말기 수백대를 동원해 한 노래를 24시간 반복 재생하면 이용자들이 많이 들은 것과 같이 인식돼 음원차트에 순위에 높게 올라가게 된다.

업계에서는 음원 사재기의 원인으로 '음원차트'를 꼽는다. 음원 사재기의 목적이 음원 차트 순위에 올라 인지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는 수익을 얻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음반 판매량 집계가 중요하게 여겨졌던 것처럼 요즘 가수들에게는 발매한 곡이 주요 음원 사이트 내 진입하는 것이 성공의 지표가 됐다. 

소비자들의 주된 음원 소비 방식이 실시간 차트를 전체 재생하는 방식인 것도 음원차트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기는 현재 소비자들이 차트 위주로 음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양산된 문제"라며 "하루에 수백곡의 음원이 나오지만 차트 안에 들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음원 자체를 듣지 않기 때문에 사재기 욕구가 생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원차트의 이해

음원 사재기는 아이돌 팬덤의 '총공(총공격)'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앨범을 내면 음원의 차트 진입을 위해 총공을 진행한다. 출시일부터 팬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스밍(스트리밍)'을 돌리는 것이다. 이는 365일 24시간 진행된다고 해 '숨스밍(숨 쉬듯 스트리밍)'이라고 한다. 팬덤이 클 경우 자발적으로 조직을 구성해 팬들의 스밍을 독려한다.

국내서 손꼽히는 팬덤 규모를 가진 방탄소년단(BTS) 예를 들어보자. 이들 팬덤에는 'BTS 방탄소년단 음원가이드팀'이 있다. 이들은 팬들에게 음원 차트 진입에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한다. 이들은 방탄소년단 음원의 연간 성적을 고려해 '스밍리스트'를 만든다. 이 스밍리스트는 최근 발매곡 위주로 이뤄져 있고 보통 1시간 단위다. 음원 차트에 1시간에 1번만 재생이 집계되기 때문이다.

[사진=방탄소년단 음원가이드 홈페이지]

음원사이트 별로 스밍리스트를 자동으로 생성해주고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순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도 자체적으로 개설했다. 버튼 한 번만 누르면 멜론, 지니뮤직 등 자신이 이용하는 음원사이트에 플레이리스트가 자동으로 만들어진다. 음원사이트별 가이드도 있다. 멜론과 지니뮤직의 경우 'MP3', 'DCF' 표시가 뜨면 정상적인 스트리밍이 아니며 곡별로 '하트'를 꼭 누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아이돌 팬덤의 총공이 음원 사재기와 유사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목적이 음원차트 상위권에 순위를 올리는 것이라는 점이 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덤이 음원 차트를 올리기 위한 것은 자발적인 애정과 충성도에서 나오는 것이지만, 음원 사재기는 전문 브로커들이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사재기 원인 '음원차트' 왜 고집할까

이같은 음원 사재기 논란은 아직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 물증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에 나섰지만 "데이터 분석만으로 사재기 유무를 판단하고 결론을 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 일각에서는 음원차트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음원 사재기의 근거를 명확히 찾아낼 수 없다면 그 싹을 잘라내 버리자는 것이다.

하지만 음원사이트들은 음원차트 폐지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트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지난 2018년 '차트 프리징'을 도입했지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찍힌 상태다. 새벽 1시부터 7시까지만 차트 운영을 하지 않아 전날 차트가 새벽 시간 내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왼쪽부터)멜론, 지니뮤직, 벅스의 메인화면. 모두 첫 화면에 실시간 차트가 자리해있다. [사진=각사]

음원사이트들이 차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음원 사재기를 하기 위해서는 가짜 ID라도 음원 사이트에 가입해 이용권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음원사이트 입장에서는 수익원을 잃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재기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되는 주요 음원 사이트의 경우 사재기를 통해 수익이 늘어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음원사이트들은 음원 사재기 문제 해결의 방향성이 음원차트 폐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음원 차트 폐지가 사재기를 퇴치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지금은 음원 사재기에 대한 근거 등 문제해결을 위한 원인과 과정 파악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음원 차트는 소비자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순기능이 있음에도 음원 사재기라는 일부 부작용 때문에 이를 없애는 것은 업계에 대한 고민이 없이 나온, 단순히 쉬운 해결방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차트 중심으로 음원을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잡혀 있어 음원 차트의 역할이 작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차트 중심 음원 소비 형태는 점차 완화되는 모양새다.

2019년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주이용 방식 보고서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9 음악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음원 스트리밍 및 기타 디지털 음원 이용자들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주 이용방식은 '그때 그때 듣고 싶은 곡이나 앨범을 직접 검색해서 감상'해서 듣는 비중이 75.7%로 가장 높았다. 이에 비해 '실시간 차트에서 듣고 싶은 곡이나 앨범을 선택해서 감상'하는 비중은 58.7%로 나타났다.

전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인 '스포티파이'의 국내 진출을 염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 역시 음악을 듣는 방식이 차트에서 취향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스포티파이의 인기 요인이 이용자들의 음악 취향을 파악해 적절한 음악을 추천해주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혼돈의 음원시장]①글로벌 공룡이 달려든다)

이같은 흐름 변화에 따라 차트를 메인 화면에 띄우지 않는 음원 사이트들도 등장했다. SK텔레콤 '플로'와 네이버 '바이브'다. 이들은 차트를 완전히 없앤 것은 아니지만 이용자가 화면을 넘겨야 볼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했다.

특히 플로의 경우 실시간 위주가 아닌 사용자 취향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를 선보이며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시장 점유율 21%를 돌파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 관계자는 "아직 사재기라고 구분할 수 있는 것은 확실치 않지만 차트의 비중이 줄고 개인 취향에 따라 음악을 듣는, 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음악을 찾아듣는 문화가 정착되면 사재기 문제도 완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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