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암호화폐) 생태계는 올해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권 편입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관심이 가상화폐 가치의 등락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가상화폐·블록체인 업계 스스로 화폐 기능을 넘어설 '본질'에 천착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주요한 기술 축이 될 수 있음도 증명해야 한다. 비즈니스워치는 이같은 과제들이 가상화폐 생태계에 미칠 영향과 함께 기술 입증에 나설 국내외 주요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살펴봤다. [편집자]
가상화폐(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성이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 오는 5월 비트코인 반감기가 예상되면서 올해 초 상승장이 펼쳐졌으나,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폭락장이 나타났다.
게다가 국내에서 지난 17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제도권에 편입될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복잡하게 존재하는 양상이다.
◇ '코로나19' 탓에 높아진 변동성
연초 7200달러 수준에서 출발한 비트코인은 지난달 1만달러를 돌파하며 온기가 돌았다. 비트코인은 올해 5월 반감기를 앞두고 있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반감기가 오면 채굴에 대한 보상으로 새롭게 발행되는 비트코인의 양이 기존 12.5개에서 6.25개로 줄어든다. 수급의 원리에 따라 가격이 오를 것으로 관측됐다. 일각에선 올 연말까지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이달 들어 4000달러대로 추락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충격은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부터 나타났다.
대표적 알트코인인 이더리움 상황도 비슷하다. 연초 130달러 수준이었던 이더리움은 지난달 300달러 가까이 치솟았으나, 이번달 110달러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변동성이 시장에 충격을 준 것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일종의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사망하기 전후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화폐 거래가 활성화하고 가격도 오름세를 보일 땐 분명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왔다.
다만 비트코인은 이달 23일 6416.31달러에 거래되며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도 연초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시장에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가상화폐 업계는 이같은 회복세를 근거로 미국 증시 등 기존 금융시장과 다른 흐름을 보인다며 긍정적 반응을 내놓고 있다.
◇ 대변혁 예고하는 가상화폐 생태계
가격 등락과 별개로 국내 가상화폐 업계는 대변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17일 국무회의에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의결되는 등 제도권 진입이 예고되면서다. 법안은 이달 중 공포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가상화폐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자금세탁방지 의무 ▲금융 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와 거래할 때 준수해야 할 의무를 규정한 것이 골자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정안이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등 범죄행위를 예방하고,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가상화폐 관련 사업자는 이용자에 대한 신원을 확인하고,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가 발생하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 FIU는 심사분석 후 검·경, 국·관세청 등 법 집행기관에 제공해야 한다. 개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허원호 한빗코 이사는 "특금법 통과는 거래소의 신고허가제를 골자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암호자산을 다루는 크립토 금융 산업이 만들어지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거래소의 투명한 운영으로 이어져 신규자본 유입과 함께 블록체인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