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시험 도입을 추진한다.
한은은 6일 미래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12월까지 CBDC 파일럿 테스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올해 12월 말까지 설계, 기술검토, 업무 프로세스 분석 및 컨설팅을 거쳐 내년 중 시스템을 구축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를 위해 한은은 지난 2월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화폐연구팀 및 기술반을 신설한데 이어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기술·법률자문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은은 "여전히 존재하는 현금 수요, 경쟁적 지급서비스 시장, 높은 금융포용 수준 등을 고려할 때 가까운 시일 내 CBDC를 발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대내외 여건이 변화할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어 파일럿 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를 띤 디지털화폐다. 블록체인 같은 보안기술을 이용하지만 민간이 발행하는 가상화폐와 달리 법정 통화로서 효력을 지닌다.
스웨덴, 중국 등이 현금사용 감소, 민간 디지털화폐 출현 등에 대응해 CBDC 발행준비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미국, 일본도 관련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스웨덴은 '현금 없는 사회'를 목표로 사용자들이 전자지갑에 'e-크로나'를 보유하고 모바일앱으로 지급·입출금·송금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한은은 이번 파일럿 테스트 기간 중 CBDC 도입시 예상되는 법적 이슈를 검토하고 한은법 등 관련법의 구체적인 개정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 정보교류와 협력도 강화한다.
앞서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적으로 현금사용이 감소하고 비대면·비접촉결제가 증가하고 있다며 CBDC를 비롯한 디지털화폐 발행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