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알뜰폰 업계가 위축되면서 올해 기대주였던 LG헬로비전(전 CJ헬로)의 앞길이 불안해졌다. 지난해 말 LG그룹 품에 안기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으나 영업활동이 막히면서 1분기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력 마케팅에도 막혀버린 오프라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 번호이동 건수는 9만6955건으로 22개월만에 통신사(MNO)를 앞섰다. 통신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수는 5만2827명으로 SK텔레콤에서 872명, KT에서 1146명, LG유플러스에서 1831명이 넘어와 총 3949명 순증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선 LG유플러스로의 인수로 영업활동이 주춤했던 LG헬로비전이 인수작업 완료 후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해 LG헬로비전 알뜰폰 가입자수는 지속 감소세였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LG유플러스의 인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알뜰폰 가입자수는 2분기 76만1000명에서 3분기 73만4000명, 4분기 69만8000명으로 매분기 3만명가량 쪼그라들었다.
이후 인수 직후인 올 1~2월 LG헬로비전은 가입자 확보를 위해 번호이동, 신규 이용자 대상 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쳤다. 무약정, 무위약금, 무제한 요금제를 부가세 포함 3만3000원에 평생 제공하는 요금제를 내놓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했다.
일부 효과를 보는듯 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상황은 반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오프라인 외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오프라인 영업 활동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강력한 마케팅으로 시장 선두를 확고히 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물론 이같은 상황이 LG헬로비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코로나19 영향으로 오프라인 채널에서 알뜰폰 판매가 감소함에 따라, LG유플러스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알뜰폰 사업자들을 위해 3월 온라인 판촉물을 지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오프라인 영업이 어려워진데다 이통사가 알뜰폰 가입자를 타깃으로 스팟 정책을 실시하는 등 가입자를 빼앗는 행위가 많아지고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선불 유심칩 시장도 상황이 어려워져 알뜰폰 시장 전체가 침체된 상황"이라고 짚었다.
케이블까지도…빨간불 켜진 1Q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인수가 확정된 후 LG헬로비전이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의 늪을 벗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하된 망도매대가를 통해 5G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고 양사간 유통망 공유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LG헬로비전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LG헬로비전에 대한 평가를 2주만에 갈아엎었다. 이달 2일 LG유플러스와의 발빠른 시너지 전략 등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7500원으로 상향했다가, 코로나 영향력이 커지자 약 2주 뒤인 18일 목표주가를 33% 대폭 하향해 5000원으로 재조정했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 유치 및 이탈 방지에서 오프라인 영업활동 전무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이달부터 알뜰폰과 케이블 가입자수도 감소세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LG유플러스로의 피인수 직후 추진됐던 영업활동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뜰폰뿐만 아니라 케이블 역시 오프라인 영업 활동이 막히며 가입자 수 난항을 겪고 있는 것도 실적 부진 전망의 이유로 꼽았다. 케이블의 경우 가입자 해지 요청시 대응을 위해 오프라인 방문권유를 하기도 하는데, 코로나로 이런 활동들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까지는 상반기 가입자가 반등해 하반기 매출 상승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예상했으나, LG유플러스와의 가입자 모집 시너지가 예상보다 느려 이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1분기 매출은 기존 전망치 대비 25% 하향한 82억원으로 예상되며 이는 시장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가입자수 감소세로 인한 매출 위축 가능성 때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