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처음이니까. 현실감 떨어지는 수백억 벤처 성공 신화가 아닌, 주변 사람들의 돈 버는 이야기 먼저 들어보면 어떨까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돈이 되게 만드는 바로 그 방법. [투더리치]가 창업의 A to Z를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빌려 전해드립니다.[편집자]
최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정해진 업무공간 없이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를 향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는 유유자적한 디지털 노마드의 하루를 보여주는 브이로그가 넘쳐납니다. 전 세계를 떠돌며 여행하다 일하고 싶을 땐 노상 카페에 앉아 노트북을 두드리는 모습. 그야말로 직장인의 로망이죠.
반대로 ‘디지털 노마드는 허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아요. 직장 다닐 때처럼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거죠. 하지만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며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즐기는 ‘리뷰요정 리남’의 의견은 조금 다릅니다.
과연 수익형 블로그는 직업으로 삼아도 될 만큼 안정적인 시장일지,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그에게 물었습니다.
- 현재 블로그 수익이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달에 1100만원 조금 넘게 벌었어요. 평균 수입은 월 700만~1000만원쯤 돼요.
- ‘블로그로 디지털 노마드 생활한다’고 하면 주변 반응은 어떤가요
▲‘평범하게 직장 생활해라’, ‘남들은 몰라서 안하냐’는 말 정말 많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블로그가 돈이 된다는 걸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 그런 말 들으면 무슨 생각 하세요
▲남들은 몰라서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들 수익형 블로그는 레드오션이라고 하잖아요. 인터넷으로 돈을 번다는 것 자체를 안 믿고, 무조건 사기라고 생각하니까 아예 시도조차 안 하더라고요.
- 블로그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알려주세요
▲보통 블로그라고 하면 ‘네이버 블로그’를 많이 떠올리죠. 네이버는 자체 광고 플랫폼인 ‘애드포스트’를 통해 광고 수익이 발생해요. 그런데 네이버 블로그는 다른 블로그와 비교할 때 나눠주는 광고 수익이 적은 편이에요. 제가 운영하는 ‘티스토리 블로그’와 비교하면, 같은 방문자가 들어왔을 때 수익이 10배 이상 차이나죠.
티스토리 블로그는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이용해 수익을 내요. 유튜브 영상에 붙는 것과 동일한 광고죠. 네이버를 제외한 대부분 블로그에서 일정 조건을 채워 수익 창출 승인을 받으면 애드센스 광고를 달 수 있어요. 대신 유튜브처럼 광고를 보기만 해선 안돼요. 무조건 방문자가 광고를 클릭해야 수익이 발생해요.
- 현재 블로그를 하나만 운영하고 있나요
▲수익형 블로그는 원래 3개 운영했는데 그중 하나는 얼마 전 테스트 블로그로 전환했어요. 테스트 블로그는 20개 이상 가지고 있어요.
- 테스트 블로그에선 어떤 걸 실험하나요
▲정말 사소한 것들인데요. 예를 들어 어느 블로그에서는 광고를 콘텐츠 위에 달았다면, 다른 블로그에서는 콘텐츠 밑에 달고 반응을 보는 거죠. 일종의 ‘A·B 테스트’를 하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수많은 것들을 반복해서 실험하고 있어요.
- 블로그 관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이 얼마나 들어가나요
▲블로그는 어느 정도 키워서 제 궤도에 올려두면, 그다음부턴 자동으로 성장하는 특성이 있어요. 물론 블로그마다 다르긴 하지만, 제 경우 1년 정도 운영하니까 그 이후 관리를 안해줘도 계속 유지되더라고요. 가끔은 수익이 더 오르기도 하고요. 요즘은 수익을 높이기 위해 따로 관리하는 건 없어요.
- 수익형 블로그를 운영하려면 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나요
▲안해도 괜찮아요. 블로거는 프리랜서나 유튜버와 같아요. 구글 애드센스를 이용하면 내 계좌에 광고 수익이 달러로 입금되고, 이 소득을 신고하면 돼요. 소득에서 세금이 원천징수되진 않지만, 금액이 일정 이상 올라가면 세무서에서 다 알아요. 전화가 오더라고요.
- 디지털 노마드 생활의 장점은 뭔가요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죠. 출근시간도, 퇴근시간도 정해진 게 없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업무 우선순위를 바꿀 수도 있고요. 직장을 다니면 아무래도 부업을 위해 시간 쪼개기 힘든데, 저는 잘 되는 게 하나 있으면 그쪽에 집중할 수 있죠.
디지털 노마드에게 블로그는 특히 잘 어울려요. 언제든 하고 싶을 때 바로 시작할 수 있고, 아무런 준비과정이 필요 없고, 초기 비용도 안들어가죠. 수익 창출 승인받고 광고가 달리면 단돈 1000원이라도 수익이 발생하잖아요. 내가 포기만 하지 않으면 실패하지 않는 부업이라고 생각해요.
- 반대로 단점이 있다면요
▲디지털 노마드는 미래가 불안정해요. 퇴직금도 없어요. 아무것도 보장되는 게 없다 보니까 ‘혹시 블로그가 망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안할 수 없죠. 블로그가 어려울 때 버틸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다른 일도 조금씩 하고 있어요.
- 요즘은 어떤 일에 관심을 두고 있나요
▲인터넷으로 돈 벌 수 있는 아이템이 정말 많아요. 제 눈에는 인터넷상의 모든 게 돈으로 보여요. 제가 지금 가장 힘을 쏟는 건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거예요. 저는 한가지 수익에 의존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 수익원을 두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뭐든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어요. 예를 들어 어떤 분야에서 80% 정도 성취를 달성했어도, 100%까지 올라가려면 그동안 한 것보다도 더 많이 노력해야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떤 일이든 50%까지는 금방 올라가요. 이런 수익원을 많이 깔아놓으려고 해요.
예를 들어서 댓글 광고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일거리를 중간단계 생략하고 받아오거나, 자동 프로그램을 돌린다거나, 홍보 효과가 좋은 사이트를 찾아서 집중 공략하는 식이죠.
- 인터넷 부업 중에는 위험한 일도 있지 않나요
▲진짜 하면 안되는 부업이 있어요. 정말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인터넷 마케팅 업계에는 소위 '양아치'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돈을 벌어요. 일반적인 마케팅은 물건을 판매하면 수익이 들어오는 거죠. 그런데 온라인 다단계는 사람을 데려와야 돈을 줘요.
예를 들어 ‘나 인터넷 마케팅으로 한달에 1000만원씩 번다. 비법을 알려주겠다’라면서 사람을 끌어모으고, 한사람당 수십만원씩 돈을 받아요. 그러면 수익이 불어나겠죠. 이 수익을 인증하면 더 많은 사람이 모이겠죠. 계속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거예요. 그런 곳에 가면 광고하는 법, 물건 파는 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사람만 모으라고 해요. [下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