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목받는 유통 방식으로 '드롭시핑(Dropshipping)'이 있습니다. 드롭시핑은 기존 온라인쇼핑몰 유통 구조와 달리 상품 판매자가 재고를 관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판매자는 상품 판매를 위한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고, 제조사가 재고 관리부터 상품 배송까지 책임지는 거죠.
드롭시핑을 적용한 사례 중 하나가 '마플샵'입니다. 마플샵은 크리에이터가 직접 자신만의 콘텐츠를 이용해 디자인한 굿즈를 판매하는 플랫폼인데요.
마플샵은 드롭시핑과 함께 POD(Print On Demand, 주문제작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에 초기 비용이나 재고에 대한 부담 없이 굿즈숍을 운영할 수 있다고 합니다. 티셔츠·스마트폰 케이스·쿠션·파우치 등 600여가지 기본 제품 겉면에 그림·사진·글씨와 같은 콘텐츠를 인쇄해 만들기 때문에 다양한 디자인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요.
나만의 콘텐츠만 가져오면 굿즈 판매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마플샵. 이성호 마플샵 서비스 운영 매니저에게 자세한 내용을 물었습니다.
-현재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마플샵에 입점한 판매자들을 지원하는 업무, 마플샵 서비스 개선 업무, 입점이나 콘텐츠 제작을 제안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마플샵은 어떤 서비스인가요
▲업체 선정, 제작, 배송, 재고관리 등 쇼핑몰 운영 장벽 때문에 자신만의 상품을 판매하지 못했던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을 주는 서비스입니다. 주문이 들어온 이후에 상품 제작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고 관리나 초기 비용 부담 없이 굿즈숍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죠.
마플샵은 드롭시핑과 POD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드롭시핑은 생산지에서 판매자에게 제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판매자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바로 보내주는 방식입니다. POD는 주문이 들어온 수량만큼만 제작을 진행하는 프로세스고요.
마플샵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접수된 주문을 모아 그 다음 주에 상품을 제작하고, 내부 검수를 마친 후 포장해서 고객에게 바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굿즈 제작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크리에이터가 자신이 원하는 제품에 이미지를 적용해보면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셀러 스튜디오’라는 자체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품 이름과 상세 내역 등을 적어 제품에 콘텐츠를 담아내도록 돕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터가 디자인을 완성하면 이 제품에 적합한 디자인인지 본사가 확인합니다. 디자인을 조금 고치면 더 좋은 상품이 될 수 있는 경우 크리에이터에게 디자인 수정을 제안하죠. 디자인 수정이 끝나면 해당 제품에 가장 적합한 인쇄 방식을 선택해 굿즈를 제작합니다.
-굿즈 자체의 품질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대부분 생활 속에서 실제 사용하는 제품들인데요.
▲마플샵에서 굿즈 제작에 사용하는 의류는 ‘길단’, ‘프린트스타’, ‘트리플에이’처럼 품질이 검증된 브랜드의 제품들이에요. 특정 일부 상품들은 마플샵에서 자체 제작하기도 하고요.
의류가 아닌 제품이라도 ‘한국인터텍테스팅서비스’와 같은 공인인증기관에서 시험을 거쳐 품질을 보증받은 제품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디자인 인쇄 전과 인쇄 후 배송 전, 이렇게 두 차례에 걸쳐 자체 검수를 진행하죠.
-현재 마플샵에 입점한 크리에이터는 몇 명인가요
▲마플샵은 올해 3월에 10~20명의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서비스를 시작했는데요. 현재는 약 7500명의 크리에이터들이 입점해 있습니다.
-입점한 크리에이터의 굿즈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매출 1위 판매자는 굿즈숍 운영을 시작한 지 3~4개월 만에 5000만원 이상의 누적 매출액을 달성했습니다. 상위권 판매자 중에는 8월 한 달에만 500만원 이상 순수익을 거둬 출금 신청한 사례도 있었고요.
-마플샵 입점 심사 기준이 궁금해요
▲크리에이터로서 지금까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입점 후 어떤 굿즈를 만들 계획인지 적은 입점 신청서와 작업물 포트폴리오를 심사하고 있어요. 포트폴리오는 자유 양식이라 각종 파일을 첨부해도 되고, 기존에 운영하던 홈페이지나 SNS 채널이 있다면 그 주소를 보내도 됩니다.
전체 합격률은 50% 정도인데요. 입점 신청할 때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지 않은 신청자가 포함된 수치입니다. 포트폴리오만 잘 정리돼 있다면 입점 심사를 쉽게 통과할 수 있을 겁니다.
-입점 심사에 불합격하는 건 주로 어떤 경우인가요
▲우선 포트폴리오를 아예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SNS 채널 주소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고요. 신청서에 담긴 상품 콘셉트가 이것저것 너무 많거나,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도 심사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굿즈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구체적으로 신청서를 작성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크리에이터에게 먼저 입점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나요
▲이미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거나, 굿즈 제작 및 판매에 적합한 콘텐츠를 가진 크리에이터에게는 이메일로 마플샵 입점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입점 후 원활하게 굿즈숍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기도 하고요.
-굿즈 제작이 가능한 콘텐츠의 범위가 궁금해요
▲굿즈 디자인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플랫폼 특성상 저작권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타인의 저작물이나 초상권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건 당연히 안되고요. 영화·만화·게임·방송 등을 소재로 만든 2차 창작물(패러디·팬아트 등) 굿즈 역시 타인의 원천 콘텐츠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고 볼 수 있어 판매가 어렵습니다.
-직접 찍은 사진으로 굿즈를 만들면 안되나요
▲저작권·초상권 문제가 없는 사진이라면 얼마든지 굿즈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현재 마플샵에 입점해 활동중인 사진작가들도 있고요. 주로 천 재질의 포스터나 크리스탈 소재로 만든 액자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어요.
-텍스트만 가지고도 굿즈를 제작할 수 있다던데요
▲텍스트를 굿즈 디자인할 때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을 활용해 크리에이터 본인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브랜드나 유행어, 대사 등으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죠.
-본사에서 굿즈 디자인을 도와주기도 하나요
▲구체적인 디자인 컨설팅은 제공하지 않습니다. 다만 평소에 수작업으로 콘텐츠를 만들던 크리에이터에게 디지털 도구 사용법을 안내한다던가, 실제 상품 제작이 어려운 디자인은 수정을 요청하는 정도의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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