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계열사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 등 유무선 통신 계열사들의 인프라 구축공사를 전담하는 SK TNS가 대규모 발주에 힘입어 눈에 띄는 성장을 하고 있다. 5년 전 SK건설에서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온 이래 계열사들이 주는 일감을 기반으로 재무 지표가 매년 도드라지게 개선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설립 이후 처음으로 유상증자를 단행, 외부 투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는데 액면가보다 무려 1만배 할증한 금액으로 발행가를 산정해 눈길을 끈다. 기업가치가 5년만에 50배로 확대된 것이기 때문이다.
2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 TNS는 계열사인 SK텔레콤으로부터 올해 4029억원 규모의 유무선 인프라 구축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던 지난해 수주액(4546억원)보다 5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5세대(5G) 통신 서비스 상용화 시기였던 지난해 수주액은 SK텔레콤이 이 회사에 발주한 역대 공사액 가운데 가장 크다.
SK TNS는 SK그룹 건설 계열사인 SK건설이 2015년 9월 망구축과 네트워크 설계 및 유지보수 사업(u-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내 설립한 곳이다. SK건설이 현재 보통주 100%를 보유하고 있다.
1995년 SK건설 시절부터 SK텔레콤으로부터 수주한 1세대 이동통신(AMPS) 기지국 시설공사를 시작으로 2세대 CDMA, 3세대 W-CDMA 및 4세대와 5세대 기지국, 중계기 시설 공사를 맡고 있다.
SK TNS는 SK텔레콤으로부터 대부분의 일감을 받고 있는데 수주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정보통신공사 업계 시공능력면에서 최상위에 속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 집계 자료)에 따르면 SK TNS는 2019년도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1607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2000여개 업체 가운데 2위로 이름을 올렸다. SK건설 시절인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도 했다.
계열사들로부터 안정적인 수주에 힘입어 재무 성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7068억원으로 전년(5869억원)보다 1200억원 가량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전년(385억원)보다 17% 가량 증가했는데 역시 최대 규모다.
기업 가치도 덩달아 뛰고 있다. SK TNS는 지난달 핑가랜드 유한회사란 특수목적법인(SPC)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 440억원의 외부 자금을 조달했다. 우선주 880주를 주당 5000만원으로 발행했는데 이는 액면가(5000원)보다 무려 99만9900% 할증한 금액이다.
앞서 SK건설로부터 물적분할로 떨어져 나올 당시 SK TNS가 발행한 우선주 16만주(재무적 투자자 유코퍼레이션투자목적회사 몫)의 발행가가 주당 1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가치 평가액이 5년만에 50배로 늘어난 것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은 올해부터 3개년간 단계적으로 5G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SK TNS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통신 3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디지털 뉴딜'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3년간 총 25조70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