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1'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처음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번 행사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동안 CES에선 전시 부스를 가득 채운 화려한 볼거리가 눈길을 끌지만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이러한 모습을 기대할 수 없다.
대신 이번 행사는 온라인 접속만으로 비교적 손쉽게 전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CES가 열리던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의 광활한 전시장을 모두 둘러볼 필요가 없으며 시간에 쫓기듯 주요 연사 기조연설과 업체별 발표회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이트에 사전등록을 하면 대부분의 발표 내용을 집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나흘간 온라인을 통해 CES 2021을 개최한다. 지난해엔 4500여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절반 이상 규모가 줄어든 1800여개 회사가 참여한다. 콘퍼런스 행사는 100여개가 열린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세대(5G) 통신 서비스와 인공지능(AI), 스마트홈, 모빌리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이 주요 키워드로 제시될 예정이다.
버라이즌, GM, 베스트바이 등 기조연설
지난해 행사에선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첫 기조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첨단 하드웨어와 AI 기술이 결합된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Companion Robot) '볼리(Ballie)'를 CES 현장에서 처음 공개했다.
올해 CEO 기조연설 첫 주자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회장이다. 베스트베리 회장은 기조연설로 5G를 언급할 예정이다. 5G가 원격진료와 온라인교육 등 글로벌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기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어서다.
모빌리티 대표 기업 CEO의 기조연설이 올해에도 이어진다. 지난해 다임러에 이어 올해에는 GM의 메리 바라 회장이 세계 모빌리티 개선을 위한 회사의 혁신 전략을 발표한다.
주요 유통 업체의 수장들이 대거 기조연설에 나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베스트바이와 월마트 CEO들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모빌리티 기업들이 CES에서 미래의 이동수단을 제시했다면 올해에는 리테일 분야에서의 새로운 혁신이 제시될 전망이다.
코리에 배리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앨런 머레이 포춘미디어 CEO와 '미래 기술에 대한 유연하고 민첩한 대응'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는 티파니 무어 CTA 정치·산업담당 수석부사장과 함께 지난해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월마트가 어떻게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하는 데 집중했는지에 대해 토론한다.
CES에 사전등록했다면 기조연설을 포함한 주요 발표는 다음달 15일까지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삼성과 LG의 '더 나은 일상'을 위한 전쟁
CES에서 관람객의 주목도가 높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 내용에 관심이 모인다. 이들 국내 대표 가전 제조사들은 선명한 화질의 대형 스크린과 첨단 기술을 탑재한 전자제품 및 스마트 기기들을 대거 선보이며 관람객 발걸음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을 테마로 CES 전시 예고편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동영상에선 CES에서 선보일 주요 신제품과 기술 개발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은 11일 진행되는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AI·사물인터넷(IoT)·5G 기술 기반 혁신 제품 및 서비스를 소개할 예정이다.
또 12일부터 디지털 쇼케이스를 통해 CES 혁신상 수상 제품을 포함한 삼성전자의 하이라이트 제품을 소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인공인간 프로젝트 '네온'도 공개한다.
LG전자는 '소중한 일상은 계속됩니다. LG와 함께 홈 라이프를 편안하게 누리세요'를 주제로 11일 프레스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다양한 신제품 및 서비스와 함께 뉴노멀 시대에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할 예정이다.
12일엔 온라인으로 미래기술대담(LG Future Talk)을 진행하는 한편 별도의 LG전자 사이트에서 3D 가상 전시관 등 다양한 전시 플랫폼을 운영할 계획이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 자존심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올해 CES 개막 전 신제품 발표(언팩) 행사를 통해 미니 LED 기술이 적용된 TV 신제품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역시 미니 LED 기술을 적용한 'LG QNED TV'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 338곳 참가..미국에 이어 두 번째
이 외에도 하이센스, 파나소닉, 필립스, 캐논, TCL, 소니 등의 전자제품 기업들이 CES에 참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보쉬, 마그나, 모빌아이 등 모빌리티 관련 기업도 출격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모빌리티 업체들이 선보일 차세대 운송수단과 관련한 볼거리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는 자율주행 관련 센서나 소프트웨어(SW) 등 기술 중심의 전시회가 주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기업 및 기관이 다수 참여한다. 국내에선 총 338곳이 참가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지난해 CES에 참가했던 서울디지털재단은 올해도 '서울관'을 통해 15개의 스타트업 솔루션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아모레퍼시픽, 한글과컴퓨터, 나무기술, 비트센싱, ETRI, GS칼텍스, 포스코ICT, 바디프랜드, 서울반도체, 만도 등이 참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