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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카드값 급락시킨 이더리움 머지…남은 과제는

  • 2022.09.21(수) 18:02

수익 줄어든 채굴 업계 울상
증권으로 분류될 가능성도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코인) 이더리움이 대대적인 '머지' 업데이트를 최근 마쳤다. 이번 업데이트에선 검증자 선정 기준이 바뀌었다. 검증자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거래 내역을 확인하고, 대가로 코인을 받는다. 그동안 채굴(작업증명) 방식으로 검증자를 선정했지만, 앞으로 이더리움 보유량을 기준(지분증명)으로 삼는다.

이번 업데이트로 이더리움이 사용하는 전력량이 대폭 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에도 큰 파장이 일었다. 채굴 업자들이 이더리움을 캐낼 수 없게 되자 주요 채굴 장비인 그래픽카드 가격이 떨어졌다. 또 코인 보유량에 따라 운영방식을 정하면 이더리움이 증권 상품으로 분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규제 변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더리움, 어떻게 바뀌었나

지난 15일 이더리움이 머지 업데이트를 마무리했다. 운영 방식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바꾼 것이다. 작업증명은 복잡한 수학 문제를 풀어 검증자로 선정된 이들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거래나 블록 생성을 맡는 운영 방식을 말한다. 네트워크 운영을 돕는 대가로 코인을 받기 때문에 이 과정을 흔히 '채굴'이라고 부른다.

머지 업데이트로 새롭게 도입되는 지분증명은 보유하고 있는 이더리움의 양을 기준으로 검증자를 정한다.

가장 큰 변화는 전력 사용량 감소다. 그동안 작업증명은 많은 전력을 사용해 기후변화 속도를 높인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작업증명 방식으로 운영되는 비트코인을 두고 "비트코인이 거래될 때 300kg에 달하는 탄소가 배출된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을 적용하면서, 탄소배출량이 이전보다 99%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1%에 못미치는 전력만 사용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운영할 수 있다.

이더리움은 머지에 이어 서지·버지·퍼지·스플러지 등으로 불리는 업데이트를 2~3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이런 과정을 모두 마무리해야 '이더리움 2.0'이 탄생하는 것이다. 내년에 진행하는 서지 업데이트에선 거래 처리 속도를 대폭 높이는 '샤딩'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버지에선 거래검증 난이도를 낮추고, 퍼지에선 기존 데이터를 제거해 효율성을 높인다. 스플러지에선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는 전반적인 마무리 작업에 나선다.

채굴업계는 울상

작업증명 방식으로 운영되는 코인을 캐내던 '채굴업자'들은 머지 업데이트로 울상이다. 그동안 채굴업계는 작업증명 방식으로 운영됐던 시가총액 1·2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주 수입원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머지 업데이트로 이더리움 채굴이 불가능해지면서 큰 사업모델 중 하나가 사라졌다.

특히 채굴의 대가로 제공하는 코인 양이 4년마다 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도입한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별다른 반감기가 없다. 이 때문에 수익이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은 이더리움을 이번 머지로 더 이상 채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 채굴기업 하이브 블록체인은 그간 이더리움 채굴에 사용하던 장비를 다른 코인을 채굴하는데 쓰겠다고 이달 밝히기도 했다. 최근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까지 높아지면서 사실상 채굴할 만한 유명 코인이 이더리움클래식(ETC)과 레이븐(RVN)밖에 남지 않았다는 평도 나온다.

하지만 그마저도 높은 이익을 얻기 어려워, 아예 채굴업계를 떠나는 업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가상자산 채굴에 사용되는 그래픽카드 가격은 신제품 기준 지난해 말 90만원대에서 최근 50만원대로 대폭 낮아졌다. 채굴을 하려는 이들이 줄면서 그래픽카드 수요도 감소한 것이다.

채굴이 가능한 버전의 이더리움을 그대로 살려두자는 이들도 등장했다. 실제로 일부 채굴기업들은 기존 작업증명 방식을 유지한 이더리움W(ETHW)라는 코인을 만들었지만, 발행 직후 59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은 뒤 현재 5달러대로 가격이 낮아지며 큰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형 토큰 분류될까 관심

한편 일각에선 머지를 거친 이더리움이 증권 성향을 띤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규제 변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분증명 방식으로 운영되는 코인은 여러 사람으로부터 코인을 모아 예치한 뒤, 검증자 권한을 받아 보상으로 받은 코인을 나눠갖는 '스테이킹'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이런 행위가 증권 성격을 띤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게리 겐슬러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분증명 방식으로 운영되는 코인들이 스테이킹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SEC의 규제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로 그는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스테이킹 서비스는 투자자들이 제 3자의 행위로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더리움에서 데이터를 저장하는 '노드' 중 45%가 미국에서 운영되는 만큼 SEC의 규제는 파급력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겐슬러 위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특정 코인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더리움을 넘어선 다른 지분증명 방식 코인까지 규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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