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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신약개발 어디까지 왔나

  • 2023.06.27(화) 06:00

JW중외·LG화학·HK이노엔 등 다양한 제형·타깃 개발
"기존 치료제 대체 기대감…성공시 글로벌 경쟁력"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의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그래픽=비즈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표 난치병으로 꼽히는 아토피 피부염 혁신 신약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국내에서만 100만명이 앓고 있지만 발병원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치료가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기존에 개발된 치료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의 혁신 신약 개발에 도전 중이다.

글로벌 아토피 혁신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는 JW중외제약, LG화학, HK이노엔, 샤페론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은 기존에 없던 제형이나 타깃으로 아토피 피부염 신약을 개발 중이다.

JW중외, 레오파마 기술이전 신약 올해 임상2상 결과 도출

JW중외제약은 히스타민의 네 번째 수용체인 H4R에 선택적으로 작용해 아토피피부염을 치료하는 먹는 형태의 신약 후보물질 'JW1601'을 개발하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주요 증상인 염증뿐만 아니라 가려움증도 직접 억제하는 이중 작용기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최초 혁신 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8년 피부질환 전문 글로벌 제약사인 덴마크의 레오파마에 총 4억2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한 바 있다. 

27일 비즈워치가 '클리니컬트라이얼(전 세계 의약품 임상시험 정보가 등록된 사이트)'을 통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현재 레오파마 주도로 유럽과 일본 등에서 글로벌 임상 2b상을 진행하고 있는 'JW1601'의 임상연구는 오는 7월 28일 완료돼 올해 안에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인다.

또 JW중외제약은 JAK-STAT(사이토카인 및 세포성장인자에 반응해 세포 내에서 다양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호 메카니즘) 신호전달경로의 하위 단백질인 STAT을 타깃으로 한 아토피 신약(STAT3억제제)도 개발하고 있다. 해당 물질은 지난 2021년 국가신약개발사업으로 선정돼 현재 선도물질 최적화로 후보물질 발굴 중이다. 

LG화학·HK이노엔도 다양한 기전·제형으로 아토피 신약 개발

LG화학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후보물질 'LC510255'를 중국과 한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LC510255는 과민성 면역기능 조정 단백질인 '스핑고신-1-인산 수용체-1(S1P1)'의 발현을 촉진하는 경구용 신약이다. LG화학은 전임상과 임상 1상을 통해 과면역 반응 억제 효능과 안전성, S1P1 단백질에 대한 높은 선택성을 확인했다.

HK이노엔도 지난 3월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IN-A002'의 국내 임상 1상 착수했다. IN-A002은 JAK억제제(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 및 염증반응을 조절해 치료 효과를 얻는 것)로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먹는 알약 형태의 JAK억제제와 달리 피부 부위에 바르는 형태다. 경쟁 약물로는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인 인사이트(Incyte)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연고 제형 JAK억제제 '옵젤루라'가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바이오벤처 샤페론은 염증소체(inflammasome)* 경로 상위에 있는 GPCR19(염증 유발 단백질을 상위에서 조절하는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물질 '누겔(NuGel)'을 개발하고 있다. 누겔은 GPCR19을 활성화해 염증소체 경로를 차단함으로써 면역조절인자인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샤페론은 현재 미국에서 누겔의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염증소체(inflammasome): 미생물 감염 등과 같은 위험인자를 인식하고 세포 사멸, 괴사, 염증 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활성화함으로써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 복합체

이밖에 강스템바이오텍도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로 아토피 치료영역에 도전하고 있다. '퓨어스템-에이디주'는 국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초 환자 모집 90% 이상을 달성,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지난해 8월 장기추적연구 중간 결과에서 투약 후 3년까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아토피 피부염 신약 개발 이유…미충족 수요 높은 분야

이처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아토피 피부염 신약에 나서는 까닭은 기존 치료제의 내성과 부작용 등 한계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나 소아기에 많이 발병되는 만성적인 피부 염증성 질환으로, 국내 환자만 약 100만명에 이른다. 주요 증상으로는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소양증)을 동반하는데 피부를 긁으면 염증이 더 심해지고 다른 부위로 2차 감염되는 등 증상이 더 확대되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또 습진, 진물, 수면 장애 등을 유발해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아토피의 발병 원인은 특정하기 어렵지만 크게 면역학·유전학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장벽의 변화 등으로 나뉜다. 학계에서는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T-세포 발현의 불균형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 핵심은 아토피피부염 유발 인자를 제거하고 피부 장벽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2차 피부 감염증 예방을 위해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 비스테로이드성 연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주로 사용하지만 부작용 우려가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보습제로서 증상 개선이 없을 때 1차 치료제로 사용된다. 염증을 즉각 완화시키는데 효과적이지만 피부위축증, 혈관확장증 등 많은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또 스테로이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날 수 있어 아토피 피부염이 만성 상태에 접어들면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또 염증 조절을 위한 비스테로이드 연고인 국소 칼시뉴린 억제제의 경우 만성 환자에게 사용하지만 피부 작열감·자극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인 H1R(히스타민의 첫 번째 수용체) 길항제는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가려움증을 개선하기 위한 보조제로 사용하는데 가려움증 개선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전세계 시장 규모 7.6조원…"글로벌 경쟁력 충분"

최근에는 면역학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2형 염증성 반응'이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에 2형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와 JAK억제제로 차세대 아토피 피부염 신약 개발하는 추세다. 다만 JAK억제제는 여드름, 대상포진 등 부작용 이슈가 많고 장기 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해 개발 및 상업화에 불리한 단점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은 발병원인이 사람마다 다르고 부작용 등으로 개발에 성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장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 혁신 신약 개발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실제로 전세계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7조6000억원에 이르며 연평균 약 4.2%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토피 피부염 신약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가려움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치료제가 없고 부작용 등 이유로 치료제 옵션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은 질환이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아토피 피부염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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