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이 연구개발(R&D) 부문을 떼어내 신약개발 자회사를 설립한다.
일동제약은 9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 분할 안건을 승인했다. 분할 방식은 단순 물적 분할이며, 일동제약이 모회사로서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갖는 구조다.
신설법인 명칭은 '유노비아(가칭)'로 임시 주주총회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11월1일 출범할 예정이다. 대표이사는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서진식 사장과 연구소장인 최성구 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일동제약은 신속한 재무구조의 개선과 수익성 증대, 신약 R&D 추진력 강화, 투자 유치 확대 등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유노비아는 △2형 당뇨병 치료제 △소화성 궤양 치료제 △파킨슨병 치료제 등 기존에 진행 중인 신약 개발 프로젝트와 새로 추가될 유망 파이프라인 등의 자산을 활용해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신설법인의 투자유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존속 법인인 일동제약은 연구개발에 따른 비용부담을 덜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1251억원을 썼다. 매출액의 2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설되는 자회사는 독자적인 위치에서 R&D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향후 신약 개발 성공이나 라이선스 아웃 등의 성과에 따라 모회사인 일동제약도 수익을 향유할 수 있어 기업가치와 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두 회사 모두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의 경영 쇄신 작업과 이번 R&D부문 분할을 계기로 일동제약은 흑자 전환과 함께 매출, 영업이익 등 경영 지표의 조속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차후 사업 활동과 성과를 토대로 배당 정책 등 주주 가치 실현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동제약이 이날 발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은 15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180억원 적자로 손실폭이 전년동기대비 18.1% 줄었지만 당기순손익은 전년동기 505억원 흑자에서 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희망퇴직 위로금 96억원 등의 비용이 실적부진에 영향을 줬다.
앞서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 20%를 감축하고 차장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경영쇄신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