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국내 3대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관리 서비스 시장에서 맞붙는다. 챗GPT의 등장 이후 중추 역할을 하는 생성형 AI가 대세가 된 가운데, 기업 규모·업종에 최적화한 생성형 AI 모델을 제공할 채비에 나서면서다.
이들 IT 서비스 기업은 수년간 맞춤형 IT 서비스를 제공했던 구력을 바탕으로 AI 관리서비스사업자(MSP)로 나서고 있다. 기업 전산실 구축을 관리하던 시스템통합(SI) 사업자에서 IT 서비스 사업자로,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 MSP로의 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플랫폼 고도화로 LLM 호환·보안성 높인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기업 전용 생성형 AI 플랫폼인 'DAP(Data Analytics&AI Platform) Gen AI'를 이달 출시했다. 이 플랫폼은 △AI 서비스 △AI 프롬프트(명령어) △LLM(초거대언어모델) Ops(Operations) 등 3가지 모듈로 구성됐다. 자체 서버와 클라우드 등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에 설치해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AI 서비스 모듈은 챗GPT 같은 LLM을 활용해 상품 추천, 보고서 작성 등의 AI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기업 회원인 금융사가 LG CNS의 AI 플랫폼으로 보험상품 추천 AI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이 서비스 모듈로 LLM을 선택해 설정만 하면 된다. 여기에는 내부 정보유출 방지를 위한 필터기능도 탑재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개발할 때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입정보를 비식별화하는 등 보안 필터를 걸 수 있다.
'DAP Gen AI'는 이외에도 생성형 AI가 최적의 결과를 내게 명령어를 만드는 'AI 프롬프트'와 기업이 외부 LLM을 '파인튜닝'(학습된 AI 모델을 회사의 특성에 맞게 미세조정)해 비즈니스에 특화한 LLM을 개발할 수 있게 도와주는 'LLM Ops' 모듈을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기업 상황에 따라 최적의 LLM을 선택해 활용 가능하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는 지난달 생성형 AI와 기업의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공개하고 나섰다. 영상회의 내용을 작성하고 실행방안을 도출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내는 생성형 AI 접목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과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와 지식 자산, 업무 시스템 등 IT 자원을 빠르게 연결하고 공유하는 생성형 AI 결합 플랫폼 '패브릭스'(FabriX)다. 이 역시 기업이 원하는 LLM과 결합이 가능하고 보안 시스템이 적용되는 등 호환성을 보유했다. 상용화 일정도 구체화하고 있다. 패브릭스는 연내 출시할 방침이고, 브리티 코파일럿은 내년 상반기 출격할 계획이다.
SK㈜ C&C는 다양한 생성형 AI 솔루션으로 기업의 선택지를 늘리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기업 전용 보고서 제작 생성형 AI' 솔루션이 대표적이다. 일반 텍스트와 이미지를 배치해 보고서 작성 준비를 돕는 수준에 그쳤던 기존 솔루션과 달리, 이번에는 기업 경영자인 C레벨의 눈높이에 맞춘 높은 수준의 보고서와 프레젠테이션을 한번에 지원하는 것이다. 각 기업분석 자료나 사업 동향 등 실제 해당 기업과 관련한 데이터를 활용해 바로 사용 가능한 보고서를 제시하는 솔루션이어서다. 금융, 제조, 통신, 유통, 서비스 등 업종을 불문한다.
김지현 SK경영경제연구소 담당은 "신규 사업에 대한 리서치 보고서를 작성하려면 자료 조사와 정리에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데 이번 AI 솔루션으로는 마치 3명의 리서치 어시스턴트(RA)의 도움을 받은 효과가 났다"고 말했다.
10년 후 '1700조'로 훌쩍…"고객 요구 맞춰라"
IT 서비스 기업이 기업 전용 생성형 AI 서비스 시장에 이처럼 공을 들이는 것은 우선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인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생성형 AI 시장은 오는 2032년 1조3000억달러(약 1705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 400억달러(약 52조5000억원)를 감안하면 10년 새 30배 이상 급증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로 이를 활용하는 데에는 제약이 많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고도화된 AI 기술은 산재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업무 환경에 맞춰 적용해야 하고 특히 보안 위협에서 자유롭기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런 배경에서 생성형 AI 본연의 생산성 향상과 프라이빗 이슈까지 모두 잡는 역할을 하겠다는 게 IT 서비스 기업들의 전략이다.
이영석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데이터분석본부 선임기술원은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기업이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이용한 솔루션을 대거 채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균 LG CNS D&A(Data Analytics&Artificial Intelligence)사업부장 전무도 "기업들이 생성형 AI 기술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