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 전망치는 전년보다 12.5% 늘어난 4조1564억원으로 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연결 기준 매출액 3조6946억원, 영업이익 1조113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3.1%(6933억원), 13.2%(1301억원) 증가한 수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에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홀로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전년대비 약 두 배 늘어난 27억400만달러(3조5009억원)를 기록했다. 누적 수주 총액은 120억달러(16조8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과 속도, 품질 등을 바탕으로 글로벌 톱티어(최상위) 20개 제약사 중 화이자, 노바티스 등 14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는 지난해 6월 완공된 4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역할도 컸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수요증가에 맞춰 지난해 4월부터 18만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5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다. 완공 후 총 생산능력은 78.4만리터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일반 항체의약품뿐 아니라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가동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링커, 페이로드(세포독성물질) 등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ADC 기술을 보유한 '에임드바이오', '아라리스' 등에 투자했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연간 매출액은 전년대비 7.8%(740억원) 늘어난 1조203억원, 영업이익은 마일스톤(연구개발 수수료)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 11.3%(261억원) 줄어든 205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매출액 1조원을 처음 넘긴 데는 미국에 출시한 바이오시밀러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하드리마(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지난해 12월 처방량 기준으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렌플렉시스(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는 레미케이드 시장 점유율 10%를 넘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후속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을 마무리하고 ADC 연구 등 미래 사업을 위한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할 계획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후 주주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를 통해 "2023년은 글로벌 리딩 CDMO로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량과 저력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었던 한해였다"며 "올해도 사업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고 수립한 목표들을 성공적으로 달성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를 위한 준비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