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넷플릭스와 협업으로 구매율과 디지털 활용도가 높은 신규 가입자들을 대거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네이버는 지난 28일 네이버스퀘어 종로에서 '네이버 넷플릭스 밋업'을 열고 넷플릭스와 함께 6개월간의 협업 성과를 발표했다.
정한나 네이버 멤버십 리더는 "할인과 적립을 넘어 차별화된 경험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이 네이버플러스의 핵심가치"라면서 "이러한 방향과 맞닿아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 팬덤을 보유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측은 네이버와 파트너십이 드문 시도였으며, 협업을 이뤄내기까지 약 200일에 걸친 수십번의 협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를 대표하는 플랫폼과 파트너십이었던 만큼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도 자평했다. 최윤정 넷플릭스 사업개발부문 디렉터는 "네이버처럼 특정 플랫폼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일은 전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다"면서 "자체 설문조사에서 이용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협업파트너가 네이버였기에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디지털콘텐츠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을 추가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구독료 4900원을 내면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이용권 구독료가 5500원인데 그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넷플릭스의 매출에 영향이 간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최 디렉터는 "일방적으로 한쪽에만 유리한 계약이라면 애초에 성립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넷플릭스가 집중하고 있는 광고형 요금제 확산에 네이버 멤버십이 큰 도움을 줬다고 대답했다.
또한 넷플릭스는 네이버와 협업한 후 이용자층이 다양해졌다고 설명했다. 최 디렉터는 "네이버를 통해 유입된 이용자들은 (기존 이용자층보다) 현재 공개되는 작품 외 지난 명작이나 색다른 장르를 선호하는 시청패턴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넷플릭스와 제휴한 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일 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기존과 비교해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멤버십 혜택으로 넷플릭스 이용권을 선택한 신규 가입자의 경우 쇼핑 지출이 30% 가까이 증가했고, 구매력이 좋은 30~40대 이용자가 신규 가입자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앞서 네이버는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제휴한 바 있다. 네이버는 티빙의 지분 10.7%를 보유한 주요 주주지만, 넷플릭스와 새로 협업한 것과 달리 티빙과 멤버십 제휴는 지난달 해지했다.
티빙과 넷플릭스의 제휴 효과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정 리더는 "당시 티빙의 규모가 작았고, 우리 멤버십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였다"면서 "이제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도 굉장히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넷플릭스는 국내 1위 OTT 서비스인만큼 제휴효과가 다르다. 시기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리더는 "티빙과는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기 때문에 종료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양사는 시너지가 잘 드러낸 또다른 성과로는 지난해 10월 '오징어게임 시즌2' 마케팅 캠페인을 꼽았다. 네이버는 통합검색, 지도를 비롯해 다양한 자사 서비스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결합하고, 옥외광고와 네이법 사옥을 활용한 루버 이벤트를 시도하기도 했다. 정 리더는 "(넷플릭스와의) 경험을 바탕으로 네이버 멤버십의 사용성과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연내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