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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코인' 서비스 재개 가능할까…개보위 조사 착수

  • 2024.03.04(월) 17:53

'AI붐' 월드코인 가격 급등…'오브' 늘어
서비스 재개, 개보위 조사에 불투명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 설치된 홍채 인식 기기 '오브'. /사진=편지수 기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가상자산 '월드코인(WLD)'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됐다. 얼굴·홍채정보를 수집·처리하는 데 따른 민원신고가 들어와서다.

올해 영등포, 을지로 등 곳곳에 홍채정보를 수집하는 '오브(orb)'를 배포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힘써왔던 월드코인 재단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태생부터 개인정보 유출 논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월드코인의 개인정보 수집·처리에 대한 민원이 신고된 데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월드코인은 챗GPT 창시자인 샘 울트먼이 개발에 참여한 가상자산이다. AI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 코인으로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지급한다는 목적으로 고안됐다.

그러나 가장 민감한 생체정보 중 하나인 홍채정보를 인식해야 한다는 조건 떄문에 월드코인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나왔다. 월드ID를 생성하고 가상자산 지갑 '월드 앱'을 사용해 가상자산을 지급 받으려면 AI가 아니라는 증명이 필요한데, 이때 안구홍채 스캔 기기 오브를 통해 홍채정보를 인식해야만 한다.

월드코인측은 홍채를 인식해 얻은 정보를 암호화한 뒤 삭제하므로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민감한 생체정보를 수집하는데다 사용처도 확실치 않아, 지난해 7월 출시 후 지속적으로 논란을 빚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월드코인의 홍채정보 인식을 중단했다. 영국, 프랑스, 독일, 홍콩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프랑스, 인도, 브라질 등에서는 오브를 통한 홍채인식을 금지하고 있다. 

개보위 조사…월드코인 행보 제동

국내에서 월드코인이 급격히 주목을 받기 시작한 건 'AI코인' 붐이 일어나면서부터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동영상 생성형 AI '소라(Sora)'를 출시하고,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거래량이 폭증했다.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3000원대에 머물던 월드코인은 이날 기준으로 1만1390원까지 올랐다.

때마침 월드코인 재단도 올해 국내 공식 파트너사로 '체인파트너스'를 지정하고 오브를 활용해볼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체인파트너스는 국내 AI와 웹3.0기술 전문 기업으로, 월드코인의 국내 오브 오퍼레이터이자 월드코인재단의 차세대 하드웨어 오브 개발 협력사로 선정됐다.

체인파트너스는 팝업스토어가 끝나고 난 뒤 여의도와 판교에 오브를 배치했다. 지난해 8월 오브가 설치된 곳은 불과 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0곳의 매장과 카페에 설치돼 있다.

현재 월드코인재단은 국내서 오브를 통한 홍채인식을 중단한 상황이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월드코인재단은 국내서 지난달 29일까지 홍채인증작업을 진행하고 3주간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월드코인 지급기간은 애초에 2월 말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이달 중 다시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법'상 민감정보 수집‧처리 전반, 개인정보의 국외이전 등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위반사항이 확인된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위의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케냐처럼 오브를 통한 홍채인식 서비스를 아예 중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인파트너스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오브를 운영하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면서 "관련된 말씀을 아무것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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