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차세대 이동통신 '6G'의 청사진을 소개하는 백서를 발간하고 기술 개발, 외부 협력 강화 등을 다짐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비지상 네트워크' 주도 포부
23일 LG유플러스는 6G 발전 방향을 전망하는 '6G 백서-비지상 네트워크'(NTN; Non-terrestrial Network)를 발간했다. 백서는 지난해 발간된 6G 비전 백서에서 다룬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지능화(Intelligence), 확장성(eXpansion) 등 핵심 비전을 구체화한 후속판이다.
특히 이번 백서는 6G와 이전 세대 통신 기술의 가장 큰 차별점인 '비지상 네트워크'를 주제로 작성했다. 비지상 네트워크는 지상에 설치된 기지국뿐 아니라 통신 위성, 무인 항공기를 이용한 고고도 플랫폼 무선국(HAPS) 등 공중·우주 인프라를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네트워크다.
회사 관계자는 "이 네트워크는 기존 5G가 제공하는 고속 데이터 통신과 저지연성이 지상에서 벗어나 공중과 우주 영역까지 확장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지상과 공중, 우주를 아우르는 3차원 통신 시대의 전환점을 마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6G 상용화로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혁신적 변화를 제공하겠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비지상 네트워크와 같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개념 검증,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국내 이동통신 기술 대표 협의체인 '6G 포럼', 국제표준화기구인 3GPP의 표준화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 6G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계획이다.
SK텔레콤, AI와 통신 융합시대 연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중순 6G 백서를 공개하고 인공지능(AI)과 통신의 융합을 통한 차세대 통신 인프라의 진화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백서는 지난해 국내 통신사 최초로 발간한 6G 백서의 연장선이다.
올해 백서는 6G 구조 진화의 핵심을 '클라우드·AI·그린 네이티브'로 정의하고,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6G 프레임워크' 권고안이 강조한 유비쿼터스 인텔리전스 기반의 6G AI 인프라 진화 방향성을 설명했다.
또한 6G 시대에는 데이터 트래픽 수요와 특화 서비스를 고려해 이전 세대 이동통신을 적절히 혼용하는 '세대 혼합' 기반의 유연한 네트워크 구조를 갖출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통신 인프라와 AI의 결합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AI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텔코 에지 AI 인프라' 개념이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백서는 "6G 시대에는 통신 사업이 단순히 트래픽 수요에 따라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를 넘어 인프라 자체의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동통신사가 네트워크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야 구글이나 아마존웹서비스 등과 같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스마트폰·노트북 등 단말에서 동작하는 온디바이스 AI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기존 통신사가 보유한 통신국사 등에 AI 솔루션을 결합해 인공지능 추론을 실시간 수행하게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필수 요소로는 글로벌 생태계 협력, 유망 사업 모델 발굴, 무선접속망·코어망·전송망·디바이스·AI
오케스트레이션 등 영역별 기술진화를 꼽았다.
SK텔레콤은 6G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단계적 기술 표준화와 연구·개발(R&D)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국제 회의 참가를 통해 텔코 에지 AI의 기술 표준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지적재산권 확보와 논문 발표, 자율주행 로봇 실증 등 다각적인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KT, 대형 사업자와 손잡고 기술개발 '속도'
KT는 현재까지 6G 백서를 발간하진 않았으나, 국내외 대형 사업자와의 협력을 통해 6G 상용화를 대비하고 있다. KT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네트워크 현대화·6G 분야 공동연구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에는 6G 이동통신 분야 연구 개발과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기 위해 LG전자와 협력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차세대 전송 기술인 전이중 통신 기술 개발 △글로벌 표준화 협력 △차별화 6G 응용 서비스 발굴 등에 나선다. 이를 통해 6G 이동통신 기술 주도권을 선점하고 글로벌 6G 표준화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이중 통신 기술은 업링크와 다운링크 데이터를 시간 혹은 주파수 영역에서 분할해 송수신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하나의 주파수 대역에서 동시에 주고받는 방식인 까닭에 주파수 효율을 최대 2배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 역시 AI가 6G 시대에 활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영섭 KT 대표는 1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의 'M360 APAC' 기조연설에서 "맞춤형 모바일 서비스, 완전 자율주행 자동차, 무인 공장과 같은 AI 기반 서비스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초광대역·초저지연을 지원하는 통신망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통신사는 6G와 같은 차세대 통신망으로 진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래에는 4G, 5G, 6G가 각각의 개별 영역에서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공존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통신사들은 위성 통신망과 공존하고 협력하는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는데, KT는 세계의 위성 운영사들과 협력해 스마트폰과 위성을 직접 연결하는 통신 서비스와 6G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ITU와 3GPP와 같은 표준화 단체를 통해 새로운 6G 서비스 발굴과 이를 위한 성능지표 수립 등이 진행되고 있다. 기술 표준화 단체인 3GPP는 오는 2029년까지 6G 기지국과 단말 개발에 필요한 표준 규격을 완료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