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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AI 기업으로 구조혁신 '속도'…왜?

  • 2024.12.06(금) 12:05

조직개편 통해 AI 사업 전면에
CEO 교체기에도 AI는 빅트렌드 확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인공지능(AI) 사업 강화에 중점을 둔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AI 데이터센터와 B2B(기업간거래) 모델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가시화하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 영역도 발판을 다지면서, 이를 본격 성장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너도나도 AI 조직

'글로벌 AI 컴퍼니'가 목표인 SK텔레콤은 지난 5일 통신과 AI를 두 축으로 하는 7대 사업부 및 이를 지원하는 공유 인프라군과 스태프군으로 조직을 재편했다.

7대 사업은 MNO(이동통신)사업부와 B 유선·미디어사업부, 엔터프라이즈사업부, 에이닷사업부, GPAA(글로벌 퍼스널 AI 에이전트)사업부, AIX사업부, AI DC(데이터센터)사업부로 구성됐다. 특히 B2B 사업은 엔터프라이즈사업부, AIX사업부, AI DC사업부로 재편해 영역별로 전문화하고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 C&C의 시너지 효과를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엔터프라이즈사업부는 메시징, 광고·데이터, 패스·인증, 페이먼트 등 B2B 사업을 수행하며, AIX사업부는 SK텔레콤-SK C&C 통합 역량을 활용해 AI 업무혁신, AI 인텔리전스, AIX 클라우드, AI 팩토리 등의 영역에서 사업을 발굴하고 국내외 시장으로의 확장을 추진한다. AI DC사업부는 차세대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등 그룹사 경쟁력을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 GPU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을 수행한다.

이와 함께 SK텔레콤은 산재된 기술 조직을 AI R&D센터, AT·DT센터로 결집해 AI와 디지털 기술을 통한 혁신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AI R&D센터는 AI 모델링, 비전 AI, 디지털 트윈, AI 팩토리 등 AI 기반 기술 영역에서 사업을 밀착 지원하고, 나아가 그룹 AI R&D 영역을 지원한다. AT·DT센터는 SK텔레콤-SK C&C 간 역량 결집에 나선다. SK텔레콤은 신속하고 기민한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단계도 4단계로 축소했다. 사업부 조직은 '본부'로 스태프 등 지원 조직은 '실', R&D 조직은 '랩'으로 역할과 책임을 구분했다.

KT도 조직개편을 통해 통신기술(CT) 역량에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를 융합한 'AICT 컴퍼니'로 사업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우선 B2B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다. B2B 사업을 총괄한 '엔터프라이즈부문'에 AI 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했던 '전략·신사업부문'을 합쳤다. 새로 가동되는 엔터프라이즈부문은 AI·클라우드·플랫폼 등 신사업분야 사업역량까지 갖추게 된다. 

기존 '커스터머부문' 산하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가 분리돼 '미디어부문'으로 신설된다. KT그룹의 미디어 분야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총괄하기 위해서다. 미디어부문은 KT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IPTV와 함께 KT스카이라이프·KT스튜디오지니·지니뮤직 등 미디어 그룹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함으로써 KT그룹 미디어 사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는다. 

아울러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으로 확대 재편하고 AICT 사업 확대에 필요한 기술컨설팅 기능도 강화하기로 했다. 신설 '전략·사업컨설팅부문' 안에 AX(인공지능전환) 전략사업 발굴·제안·수행 지원을 맡는 'GTM본부', 차세대 IT 프로젝트 이행 등을 맡는 'TMO본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협력을 비롯한 국내외 테크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SPA본부'의 세 조직도 신설했다. 네트워크 기술 전문회사 'KT 넷코어'와 'KT P&M'를 내년 1월 신설해 구조혁신도 진행한다.

LG유플러스는 AI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그로쓰 리딩 AX 컴퍼니'(AI 전환으로 고객의 성장을 이끄는 회사)로 빠르게 자리 잡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AI 기반의 상품·서비스를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을 신설한다. B2C 사업을 담당하는 컨슈머부문에 배치되는 AI 에이전트 추진그룹 산하에는 '모바일에이전트 트라이브'와 '홈 에이전트 트라이브'를 신설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상품을 개발한다. 회사 관계자는 "각 조직은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차용한 애자일(Agile) 형태의 팀이 모인 '트라이브'로 구성해 AI 기반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2C 사업과 AICC(인공지능고객센터)·AIDC(인공지능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에서 AX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기술·인적 지원도 이뤄진다. 기술 개발을 담당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에이전트·플랫폼 개발랩'을 배치해 AI 관련 신규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더한다는 것이다.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에는 AX·인재개발 담당을 배치, 전사 구성원의 AX 역량 확보와 고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통신의 디지털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이뤄진다.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선납 요금제 기반의 통신 플랫폼인 '너겟'은 컨슈머 부문으로 이동하고, 구독 플랫폼 '유독'과 커머스 플랫폼 '유콕' 등 플랫폼 서비스의 경우 '구독·옴니플랫폼 담당'으로 일원화한다. 이밖에 기존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이었던 인피니스타, 아이들나라,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조직을 컨슈머 부문 산하로 배치해 기존 B2C 사업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

LG유플러스의 조직개편은 경쟁사와 달리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발표했음에도 기존 CEO의 사업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AI는 CEO 교체와 무관하게 통신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라는 얘기도 된다. 이원희 LG유플러스 HRBP(인사·사업파트너) 담당은 "AI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한 AX 컴퍼니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며 "내년을 새로운 성장 원년으로 삼아 통신 본업의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먹거리 'AI'

통신3사가 AI를 새로운 먹거리로 삼고 내년 조직개편의 중심으로 제시한 이유는 지난 3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의 엔터프라이즈 매출은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 덕에 전년동기대비 8% 늘어난 4275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AI 개인비서 서비스 '에이닷' 누적 가입자수도 550만명을 넘었다. SK텔레콤은 최근 발표한 'AI 비전 2030'을 통해 오는 2030년 목표 매출 30조원 가운데 AI 비중으로 35%를 제시하기도 했다. 

KT의 3분기 AICC(인공지능고객센터)·IoT(사물인터넷), 스마트모빌리티 등 전략신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0% 증가한 1193억원, KT클라우드의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2070억원을 기록했다. 장민 KT 재무실장은 "오는 2028년까지 AI·IT 매출을 2023년 대비 3배 성장시키는 방안을 최근 발표했다"며 "AICT기업 역량 강화를 위해 MS와 5년간 전방위적으로 협력하는 내용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난 9월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AI 사업 자체보다는 AI를 통해 기존 사업을 고도화한 것이 매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홈 부문은 IPTV 사업 영역에서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와 AI 에이전트를 통한 초개인화된 서비스로 가입 회선의 성장을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최근 선보인 온디바이스 AI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통한 B2C 서비스 시장 경쟁에도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발표한 올인 AI 전략에서 △인프라 △플랫폼(생성형 AI) △데이터 등 3대 영역의 기술 혁신을 통해 성장한다는 구상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업 체질 개선을 진행해 통신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AI 사업의 가시적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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