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관호 위메이드 회장이 위믹스 해킹사태 수습의 전면에 나섰다. 위메이드가 지난 14일 100억원 규모의 위믹스를 사들여 소각하는 바이백에 돌입한데 이어 위믹스 2000만개 추가 매수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적극적 대응모드로 전환한 배경에는 오너 경영인으로서 박 회장의 역할이 컸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3월 박 회장이 대표이사로 복귀하며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그 결과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위메이드는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박 회장의 복귀작이라고 할 수 있는 '레전드 오브 이미르'도 지난달 출시 이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터널 끝이 보이는 순간 터진 위믹스 해킹 사태는 위메이드를 충격에 빠뜨린 대형 악재였다. 지난 2022년말 말 한차례 상장폐지됐다가 되살아난 위믹스가 이번 해킹사태로 재기불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해킹 발생 이후 4일 뒤에야 공시했다는 점까지 더해지면 도덕적 책임을 넘어 자칫 법적 시비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박 회장에게 모아졌다. 위메이드는 100억원 규모의 바이백과 위믹스 2000만개 추가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금액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290억원어치의 유동성을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시장에 투입하는 셈이다. 해킹으로 탈취당한 위믹스 피해규모(865만개, 약 88억원어치)를 웃도는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 경영인이기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박 회장은 2023년부터 사재 300억원을 투입해 위믹스를 지속적으로 매수해왔다.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위믹스 생태계 강화를 노린 포석이다.
박 회장은 17일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책임경영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위메이드 자회사이자 위믹스 운영사인 김석환 위믹스 PTE 대표도 위믹스 사태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사과하고 보안 인프라 업그레이드 등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해킹사태를 계기로 먼저 보안 인프라에 대한 전면적인 업그레이드를 시행 중이다. 해킹 탐지 및 대응 강화를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오염 가능성 있는 시스템에 대한 전면 재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또한 시스템 암호화 수준과 다중 서명 시스템도 재구축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내부 보안 강화와 생태계 투명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이번 사건을 교훈 삼아 더욱 견고한 보안 시스템과 투자자 보호 정책을 마련해 신뢰받는 블록체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