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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변화의 시작 : 배출권 거래제②

  • 2014.09.24(수) 08:31

탄소 감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정책이기는 하지만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등의 에너지 자원을 지금보다 훨씬 적게 쓰는 경제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여러 정책중의 하나일 뿐이다. 유럽에서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도입된 지 몇 년 후 자동차 CO2 규제(=연비 규제)가 도입되어 유럽 브랜드 자동차의 연비가 혁신적으로 개선되었다.

 

한국에서 유럽 브랜드 디젤 자동차의 인기가 높은 데는 높은 연비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런 모델이 시장이 나오게 된 것도 유럽의 자동차 CO2 규제 때문이다. 이밖에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오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줄이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까지 확충한다는 '20-20-20' 정책 목표를 발표해 유럽 여러 지역에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이 크게 증가했다.
 

▲ 국내에서 대표적인 수입세단으로 자리매김한 520d. 유럽의 CO2 규제를 대응하기 위해 개발 되어 연비가 16.9km/l에 달한다.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 햇빛 자원이 그리 충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지원한 독일은 전세계적으로 태양광 발전이 경제성을 갖게 하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독일의 과감한 정책 지원으로 태양광 패널 수요가 급증하자 중국이 태양광 패널 제조에 뛰어 들어 패널 가격을 지난 5년간 70% 이상 떨어뜨렸고 패널 가격이 떨어지자 미국 등 태양광 발전에 유보적이던 국가에서도 경제성이 개선되면서 급격하게 태양광 발전이 확산되게 된 것이다. 지난 2013년말 기준 전세계 태양광 패널 중 3분의 1이 독일에 집중되어 있다. 독일은 지난해 기준 약 7%의 전력을 태양광으로 얻고 있으며 햇볕이 좋은 봄여름에는 한낮에 전기가 남아 돌아가고 있어 에너지 저장 시설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지붕마다 태양광이 설치된 독일 마을 풍경, 독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 내 풍력 자원의 1/3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 영국은 국토 전반에 풍력발전소를 만들었고 얼마 전부터는 근해에 해양풍력발전소를 설치하며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 공급을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0년에 확정된 ‘라운드 3’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전부 실현되면 영국은 재생에너지(주로 풍력발전)로 국가 전력의 3분의 1 이상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영국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 공급을 계획한 대로 늘리는데 성공할 경우 전기 자동차 체재로 전환해 석유 사용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왼쪽은 이미 설치된 풍력발전소 현황, 오른쪽은 지난 2010년 승인된 ‘Round 3’ 사업안으로 총 설치 용량은 5,500MW에 달한다.

 

모든 사회 변화가 그렇지만 변화는 하루 아침에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서서히 아무도 모르게 다가 오는 것도 아니다. 저탄소 경제체제는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 분야는 가속도가 붙으며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런 변화는 풍력, 태양광 같은 새로운 에너지원의 보급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도입된 진공청소기, 커피 메이커 등 가전 제품의 에너지 효율 규제로 나타나기도 한다.

 

미국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많은 양의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사용해야만 돌아가는 경제 체계의 한계를 느끼면서 저탄소 경제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혜성같이 나타난 테슬라는 전기차의 가능성을 증명하고 최근 네바다 주에 태양광-풍력으로만 가동되는 초대형 배터리 공장 (연간 자동차 50만대 분)을 건설했다. 저탄소 경제체계로의 전환이 이미 우리 눈 앞에 다가왔음을 보여준 것이다.

▲ 황량한 네바다 지역에 건설될 예정인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예상도, 옥상 전체에 태양광 발전패널을 덮었으며 다수의 풍력발전기를 건설해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전기를 충당할 예정이다.

 

다수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와 과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석탄, 석유, 천연가스등 기존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지 않는 경제를 구축하는 것이 안정적인 기후 속에서 풍요로운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정책수단이다. 우리나라는 서양에 비해 뒤늦게 석탄, 석유, 천연가스라는 유용한 자원을 대량으로 사용하는 고탄소 경제체계를 갖춘 상황이다 보니 이런 변화가 탐탁치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고 항상 그렇듯이 이런 새로운 흐름을 잘 타고 헤쳐 나가면 더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배출권을 사고 파는 행위는 이런 거대한 변화에서 매우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에너지 효율 개선,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지금보다도 훨씬 적게 쓰면서 공장을 가동하고 난방을 하고 전기를 공급하는 기술, 이런 부분에서 어마어마한 기회가 있다. 배출권 거래제 도입은 이런 기술과 설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거라는 것을 나타내는 신호다. 되도록 많은 기업과 시민들이 이 신호를 제대로 읽어내고 적기에 대응해 번창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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